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2000대선 미국의 선택 / 수작업 재검표 '당락 태풍의 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2000대선 미국의 선택 / 수작업 재검표 '당락 태풍의 눈'

입력
2000.11.13 00:00
0 0

재검표 안팎사상 초유의 재검표 사태로 치달은 미국 대선이 당락의 열쇠를 쥐고 있는 플로리다주에 대한 수작업 재검표 공방전으로 비화,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미궁에 빠졌다.

민주당이 플로리다주의 4개 카운티에 대한 수작업 재검표를 요구한데 대해 공화당은 11일 수작업 금지명령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에 따라 차기 미국 대권의 향방은 17일 이후 개표되는 부재자 투표 및 수작업에 의한 재검표, 부정선거를 둘러싼 법적 논란 등으로 한층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됐다.

▲최대 변수 수작업 재검표

양당이 수작업에 의한 재검표를 둘러싸고 치열하게 맞선 것은 그 결과에 따라 승패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수작업 재검표를 요구한 팜 비치 등 4개 카운티에서 확인된 무효표는 약 8만표로, 대부분이 이중 기표됐거나 천공(穿孔)이 제대로 안된 것들이다.

현지 언론들은 "과거 수작업 재검표 결과 무효표의 4~8% 가량이 유효표로 재인정됐다"면서 "이번 사태의 경우 최소 3,000표 이상이 득표로 인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수작업 재검표가 실시될 경우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가 공화당의 조지 W.부시 후보 보다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1차 재검표 결과 고어가 표차를 1,700여표에서 300여표 차로 줄인데다 수작업이 실시될 지역이 민주당 우세지역인 점을 들어 "고어가 수작업에서 500여표 이상 앞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11일 오후 지역TV가 생중계하는 가운데 실시된 팜 비치 지역의 일부 수작업 재개표에서도 무효표 가운데 상당수가 고어 지지표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 싸움으로 비화

사태가 심상찮자 공화당은 이날 마이애미 연방법원에 수작업 금지 신청서를 제출했다.

부시측의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은 "기계는 공화당도 민주당도 아니며, 양심적으로 또는 비양심적으로 편향돼 있지 않다"면서 '투표의 완전성과 일관성, 동일성 및 합목적성을 보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어 진영은 "부시쪽이 신속하고 정확한 개표를 저지하려 한다"고 강하게 비난한 뒤 소송 철회를 요구했다. 법원은 13일 부시측의 신청에 대한 첫 심리를 열 예정이다.

이와 함께 팜비치 카운티의 나비형 투표용지 논란에 대해서도 수천 명이 선거권을 빼앗겼다며 법적 싸움을 준비 중이고 이미 8건의 소송이 제기된 상태이다.

법원은 14일 투표용지의 위법 여부를 다룰 정식 재판을 열 것인지를 가리기 위해 청문회를 가질 예정이다.

▲여론의 향배와 두 후보의 대응

두 후보가 어느 정도까지 법정 공방을 벌일 것이냐도 주목거리다.

워싱턴 포스트는 12일자 사설에서 "아무리 정밀한 재검표라도 오류의 가능성이 있고 패자는 의구심을 품기 마련"이라면서 "어느 시점이 되면 패자가 명쾌한 결론을 내리고 깨끗이 승복해야 한다"며 양측에 대해 감정 자제를 주문했다.

현재까지 여론은 정확한 재검표를 해야 된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정치위기에 대한 불안감과 헌정중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후보들도 여론의 압박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특히 고어 진영은 7일 투표 이후 성공적으로 재검표 결정을 이끌어냈으나, 다음 단계로 준비하고 있는 투표용지 불법소송을 어느 선까지 구체화할 것인지를 놓고 심각한 고민을 하고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LA 타임스는 "고어 후보가 소송에 가담할 경우 유권자들의 뜻을 수용하길 거부하는 것으로 비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의 전 비서실장인 리온 파네타는 "국가를 위해 일정수준에서 싸움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