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시대를 여는 물류혁명의 주역으로 평가돼 온 서해대교가 개통한 지 며칠도 지나지 않아 교통지옥으로 변해 버렸다.10일 개통한 서해대교는 지난 주말 다리위에서부터 당진군까지 끝없는 차량행렬이 이어졌고 당진 읍내는 수만대의 차량이 뒤엉켜 교통이 마비됐다.
11일과 12일 서해대교에는 승용차와 관광버스, 화물차 등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당진IC까지 15㎞ 전구간이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주변 송악IC와 당진IC도 밀려드는 차량으로 진출입이 마비돼 서해대교에서 당진IC를 빠져 나가는 데만 2시간 이상이 걸렸다.
당진 중심가는 서산과 태안, 홍성, 합덕 등으로 빠져나가려는 행락객과 서울행 차량이 왕복2차선 도로상에 뒤엉키면서 하루종일 최악의 교통전쟁을 치렀다.
특히 관광객들이 갓길에 2중,3중으로 불법 주ㆍ정차하는 바람에 주탑부근 3~4㎞구간은 노상 주차장으로 변했고, 곳곳에서 경찰ㆍ주차단속원과 운전자간 실랑이가 벌어졌다.
서해대교가 당초 예상과는 달리 교통지옥으로 변해버린 것은 주변 국도와의 연계망 미비와 톨게이트 시설 부족 등이 주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서해안고속도로는 당진까지만 개통된 상태인데 진출입로가 송악ㆍ당진IC 두군데에 불과한 데다 요금정산소도 턱없이 부족해 서해대교를 건너온 차량들이 병목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것.
또 당진ㆍ송악IC 주변도로가 편도 1차선에 불과하고 우회도로망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정체를 가중시키고 있다.
서해대교의 방어벽(가드레일) 설계 잘못도 큰 요인. 다리양쪽 방어벽의 높이가 1.3㎙로 보통보다 50㎝나 높게 설계돼 승용차에 탄 운전자는 바다와 아산만 지역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도로옆 불법주차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
서해대교 구간과 당진 시내를 빠져 나오는 데 4시간이나 걸렸다는 곽태회(33ㆍ자영업)씨는 "주변 도로망도 갖춰지지 않았는데 다리만 개통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물류혁명은 고사하고 아산ㆍ삽교방조제를 이용했던 예전보다 시간이 훨씬 더 걸린다"고 분통을 떠뜨렸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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