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 43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통령 선거 결과가 상당기간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민주ㆍ공화 양당이 플로리다주 일부 카운티에서 실시중인 재검표의 수(手)작업 문제를 놓고 법정 공방을 벌이게 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재검표에 대한 비공식 집계결과, 300여 표가 앞선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 진영은 11일(현지시간) 민주당측의 수작업 재검표 요구를 막기 위해 이를 금지시켜 줄 것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법원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부시 후보측의 참관인 대표인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은 이날 투표의 '완전성과 일관성, 동일성 및 합목적성을 보전하기 위해' 플로리다의 마이애미 연방법원에 수작업 금지명령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법원은 부시 진영의 신청에 대한 첫 심리를 13일 열 예정이다.
양당은 수작업 재검표 문제에 이어 14일 팜비치 카운티의 투표지 이상문제를 놓고 지방 법원에서 열리는 정식 재판 성립여부를 가리는 청문회에서 또 다시 대결할 것으로 보여 이번 대선 결과가 자칫하면 법정에서 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법원의 판결과 관계없이 문제가 된 4개 카운티중 팜비치 카운티에서 일부 수작업 재검표가 끝났다.
팜비치 카운티 선거관리위원회는 12일 일부 완료된 수작업 재검표 결과, 고어 후보가 36표를 더 얻었고 부시 후보가 3표를 잃었다고 발표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에 따라 팜 비치 카운티 전체에 대한 정밀한 수작업 재검표를 실시할 것을 명령했다.
또 볼루시아, 마이애미_데이드, 브로워드 등 3개 카운티에서는 수작업을 시작했다. 4개 카운티에서 수작업으로 재검표할 경우 고어 후보가 더 유리할 수도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베이커 전 장관은 "수작업이 기계작업보다 더 많은 오류를 낳을 수 있다"며 "기계는 공화당도 민주당도 아니며, 양심적으로 또는 비양심적으로 편향돼 있지도 않다"고 수작업 금지명령 신청서 제출 이유를 밝혔다.
부시 진영은 이에 앞서 예비내각 명단을 발표하는 등 부시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했음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반면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 진영은 이날 공화당의 수작업 재검표 금지 청원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고어 후보측의 참관인 대표인 워런 크리스토퍼 전 국무장관은 "부시측의 청원은 정확한 개표를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청원을 취하하라고 주장했다. 고어 후보 진영은 또 재검표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부시 후보가 승리했다고 성급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이애미 경찰국은 이날 미개표 투표함 2개를 발견, 선거관리위원회에 전달하기위해 보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한편 당초 고어 후보가 승리한 것으로 집계됐던 뉴 멕시코주(선거인단 5명)의 재검표 결과가 뒤바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발표된 뉴 멕시코주 재검표 중간집계 결과, 고어 후보가 6,825표 차이로 부시 후보를 눌렀다는 비공식 발표와는 달리 부시 후보가 오히려 고어 후보를 17표 차이로 이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직 379표에 달하는 부재자 투표 결과가 남아 있어 양 후보 모두 승리를 확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또 오리건주 역시 고어 후보가 6,092표를 앞서 있는 상황이나 4만 표에 달하는 우편투표에 대한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표차가 0.2%(약 2,800표) 미만일 경우 무조건 재개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규정으로 인해 재개표가 실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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