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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중남미 소국 같은 촌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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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중남미 소국 같은 촌극"

입력
2000.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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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민주 국가를 자처해온 미국의 이미지가 이번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크게 흐려지고 있다. 사태 초기에 당혹감을 보였던 각국 언론은 "재미있다"는 반응과 함께 비판적인 논조의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이탈리아의 라 레푸블리카지는 9일자 1면 머리 기사에서 미국 대선을 다루면서 "바나나 공화국(열대 과일 수출과 외자로 국가를 유지해 나가는 정정이 불안한 중남미 소국) 같은 하루"라고 표현했다.

짐바브웨의 헤럴드지도 "선거 부정이 제3세계의 전유물은 아니다"는 제목을 1면에 실었다. 스위스의 불어계 신문인 뱅 캬트르 외르는 아폴로 13호가 사고 당시 타전했던 "워싱턴,문제가 생겼다"는 잘 알려진 문구를 제목으로 뽑았다.

영국의 대중 일간지인 미러지는 두 후보가 미국 영화 포리스트 검프의 주인 공과 같은 자세를 취한 사진 위에 "포리스트 첨프(얼간이)"라는 제목을 붙여 1면을 장식했다.

유럽의 신문들은 독자들에게 미국의 대통령 선거 제도를 설명하는 데에 연일 지면을 할애하고 있으며 스웨덴의 다겐스 니에테르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 제도의 모순점을 지적하며 "패자가 대통령이 될 것 같다"는 제목을 달았다.

노르웨이의 최대 일간 제르덴스 강도 "2위 득표자가 승리한다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미국 대통령 선거 제도를 비판했다.덴마크 일간 악투엘트는 유권자의 거의 절반이 투표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미국 민주주의의 패배라고 논평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일간 자카르타 포스트는 인도네시아의 신생 민주주의가 이번사태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며 재검표 등의 절차를 높이 평가했다.

한편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최소한 각국 외교관들은 미국 관리들과 접촉할 때에 이번 사태에 대해 침묵을 견지하고 있다며 외국 언론들의 재미있는 논평들을 잘 알고 있으나 외국 정부나 지도자들이 질문 또는 우려를 표시하는 경우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워싱턴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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