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43대 대통령 당선자 발표가 플로리다주 부재자투표 마감 이후로 미뤄진 가운데 이를 둘러싼 민주_공화 양당의 정치공방이 격화하고 있어 선거 이후 미국의 혼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플로리다주 선거관리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당초 이날중으로 완료될 예정인 67개 카운티의 재검표 결과가 14일 이후에나 나올 것이라면서 해외 부재자투표는 도착 마감일인 17일 이전에는 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플로리다주 개표결과를 토대로 한 차기 대통령 당락 결과는 17일 이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이 9일 저녁 7시(한국시간 10일 오전 10시)까지 67개 카운티 중 2곳을 제외한 66개 카운티의 재검표를 비공식 집계한 결과,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 간 득표차는 당초 1,776표에서 225표로 줄어들었다. 두 후보간 득표차가 200여표에 불과해 해외 부재자투표 개표가 완료될 때까지는 최종 승자가 확정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고어측은 그러나 이번 재검표 결과와 상관없이 투표용지 도안 잘못 때문에 무효표가 대량 발생한 것과 관련,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천명해 논란이 예상된다.
민주당이 소송을 제기하게 되면 소송은 주 대법원까지 갈 수 있어 개표가 종료된 이후에도 당선자를 확정하지 못한 채 법정 대결로 비화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져 일대 혼란이 야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어느 쪽으로 결판이 나든 선거의 후유증이 쉽게 가라앉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대통령의 정통성에 대한 시비가 제기될 수도 있다.
플로리다주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은 이날 재검표와 부재자투표의 개표에 대한 공식 결과는 부재자투표가 접수되는 오는 17일까지는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두 후보 간 득표차는 당초 격차(1,776표)보다 1,551표나 줄어들었고 재검표가 진행될수록 표차가 적어지고 있어 해외 부재자투표가 당락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부재자는 미군과 이스라엘 거주 유대계 미국인 등이 포함돼 있어 두 후보 중 누가 유리하다고 속단할 수 없어 최종 승자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플로리다주 국무부의 벤 매케이 대변인은 이번 선거의 부재자투표에 몇 명이 참여했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으며 송부된 부재자투표 중 어느 정도가 개표됐는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매케이 대변인은 그러나 지난 1996년 대선에서는 플로리다주에서 약 3만장의 투표용지를 발송해 이중 3,000장을 약간 웃도는 정도를 접수했으며 이 가운데 56%가 공화당의 밥 돌 후보를 찍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플로리다주 재검표를 수작업으로 할 것으로 공식 요청하면서 패배하면 소송에 들어갈 태세고 공화당도 이에 맞서 아이오와주(선거인단 7명)와 위스콘신주(11명)의 재검표 요구 움직임을 보이는 등 양측의 정치공방도 격화하고 있다.
또 뉴멕시코주는 9일 베나리요 카운티에서 재검표에 들어가는 등 극도로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뉴멕시코주 선거 관계자들은 컴퓨터상의 문제 때문에 베나리요 카운티의 부재자 및 조기 투표 6만5,000~6만7,000표가 정확히 개표되지 않았다고 검표 이유를 밝혔다.
고어 후보는 비공식 집계에서 약 1만 표 차이로 부시 후보를 눌렀으나 재검표 결과에 따라서는 승자가 뒤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공화당측은 부시 후보가 뉴멕시코주에서 역전승할 가능성을 50% 정도로 본다고 밝혔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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