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작농 집안 출신의 흑인 여성이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대 브라운대의 첫 흑인 총장으로 9일 지명됐다. 루스 시몬스(55) 스미스대 총장 지명자는 고든 지 총장의 뒤를 이어 2001년 7월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시몬스 총장은 텍사스에서 소작농 아버지와 하녀 출신 어머니 사이의 12자녀 중 막내로 흑백 인종차별로 인한 격리 교육을 받았다. 뉴올리언스 딜라드대 장학생으로 1967년 최우수학생의 영예를 받으며 졸업했으며 하버드대에서 언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시몬스 총장은 9일 기자회견에서 부모가 딸의 대학총장 지명을 어떻게 생각할 지와 대학진학 의사를 어머니에게 토로할 당시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시몬스 총장은 "당시 어머니는 내가 장학금을 받을 수만 있다면 대학에 진학해도 된다고 말했지만 그녀의 눈은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며 "어머니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시몬스 총장은 1995년에 이미 매사추세츠주 노샘프턴의 저명한 여자대학인 스미스대의 첫 흑인 총장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가 스미스대 총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기부금이 두 배나 증가해 9억 달러에 이르렀으며 여자대학에서는 처음으로 공학 분야 학과를 개설했다.
기부금 규모가 15억 달러에 달하는 브라운대 총장으로 지명된 시몬스 총장은 "기부금을 증가시키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며 "능력있는 학생들은 경제적 능력과는 상관없이 브라운대에 진학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비던스=AP
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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