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재검표 표정미국 대통령 선거 당선자 확정에 열쇠를 쥐고 있는 플로리다주의 재검표 결과가 14일 이휴로 늦춰진 가운데 플로리다주 현지에서는 민주·공화 양당 지지자들이 거리로 뛰쳐나오고 '부정선거' 항의까지 불거져 나오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 지지자 7,000여명은 9일 기표용지 시비가 벌어지고 있는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 비치에서 "부시 패배" "선거는 끝나지 않았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했다. 플로리다주도인 탤러해시에 위치한 주청사 1층에는 주립 플로리다 A&M 대학의 학생들 300여명의 대학생들이 모여 투표의 부당성에 대해 침묵 연좌시위를 벌였다.
'팜비치의 재선거를 원한다'는 피킷을 들고 있던 이들은 "유권자로서 행사한 우리의 표가 공정하고 정확하게 반영되기를 바란다"면서 개표결과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한 검찰수사와 재투표 실시를 주장했다.
민주당 플로리다 주위원회는 흑인밀집지역인 카운티에서 4명의 백인 고속도로 순찰대원이 투표소인한 침례교회 부근에 위협적인 통제선을 설치, 흑인 유권자들이 겁이나 투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미 최대 민권단체인 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가 플로리다에서 인종차별에 근거한 투표부정이 저질러졌다고 주장했으며, 재닛 리노 미 법무장관도 이에 대한 수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 지지자들 역시 이날 민주당 지지자보다 숫자는 적지만 "부시가 이겼다. 넋두리를 그만해라"며 부시 지지 행진을 했다.
플로리다주 선관위는 8~9일 이틀에 걸쳐 총 5,884개의 선거구 600여만 투표용지를 카운티 단위로 나눠 투표 집계기와 수작업으로 재검토를 실시했으며 천공이 된 투표용지를 집계기에 넣어 첫 개표결과와 일치하면 주정부 선거국에 보고돼 주지사와 국구장관, 선거국장 등 3인으로 구성된 개표감독위원회가 이를 인증하고 최종득표수로 확정하는 절차를 밟았다.
재검표가 첫 개표 결과와 불일치할 경우에는 일일이 수작업으로 확인됐다. 피넬러스 카운티의 재검표에서 고어의 표가 404표가 늘어난 반면 부시가 61표가 줄어든 것으로 보고됐으나 7일 개표 때 포함됐던 일부 투표용지가 재검표 때 빠진 것으로 밝혀져 9일 다시 재재검표를 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탤러해시 주청사 주변에는 10여대의 방송 중계차량이 몰리는 등 언론들의 치열한 취재경쟁이 벌어졌다. CNN은 주청사 앞에서 특별 인터뷰 장소를 마련, 로버트 버터워스 주정부 검찰총장과 선거국을 책임지고 있는 캐서린 해리스 국무장관을 차례로 불러 플로리다 개표과정의 문제점을 추궁하기도 했다.
탤러해시 현지 언론들은 유례없이 이 지역에 몰려든 국내외 보도진을 취재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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