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주 재검표 결과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 간의 표차가 불과 200여표 차이로 좁혀지면서 극소수 부재자투표가 대통령 선출에 결정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캐서린 해리스 플로리다주 국무장관은 9일 "주선관위가 해외 파병 미군 병사가 대부분인 부재자 투표를 개표해 봐야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재자투표는 선거일인 7일자까지 우체국 소인이 찍히고 선거 후 10일 이내에 접수돼야 하므로 17일까지는 기다려야 한다.
현재 부재자투표의 수가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벤 매케이 플로리다주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996년 대선에서는 약 3만장의 투표용지를 발송, 이중 3,000장을 약간 웃도는 정도를 접수했다"면서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몇 명이 참여했는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부재자 투표 결과에 대한 전망도 오리무중이다. 당초 해외 주둔 미군과 그 가족이 대부분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스라엘 등에 사는 유대인과 휴가 여행중인 부유층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대통령선거가 워낙 치열했고 특히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유대계인 조지프 리버만 상원의원이 고어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나선 점을 감안하면 유대계의 투표가 크게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대계는 압도적으로 민주당쪽이고 미군은 6대4로 공화당편이어서 고어 후보가 수백표의 표차는 부재자 투표에서 쉽게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이에 따라 부재자투표를 개표하면 해외 주둔 군인들의 투표성향 때문에 부시가 유리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유대계 투표에 힘입어 고어가 더 유리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어쨌든 고어 후보가 플로리다에서 이기면 부시 진영에서 더 해볼 재간이 없지만 그 반대 상황이라면 문제는 그리 간단하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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