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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문화 꼼꼼히 비교해보니…

입력
2000.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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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중국인 일본인코리언 드림

찐원쉐(金文學) 지음, 우석 발행

한국인과 중국인, 일본인의 국민성을 비교한 유머가 있다. `일본인처럼 개성이 두드러지고, 중국인처럼 단합하고, 한국인처럼 약속을 잘 지킨다.'자조적이기는 하지만 `중국인은 뛰기 전에 생각하고, 일본인은 뛰면서 생각하고, 한국인은 뛰고 난 다음 생각한다'라는 말도 있다. 모두가 동북아 3국의 유별난 기질과 문화를 빗댄 것이다.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과 `코리언 드림'은 이 세 나라 사람들에다 중국 조선족을 포함시켜 4개 민족의 성격과 언어습관, 생활양식 등을 꼼꼼하게 비교한 책이다. 저자 찐원쉐(金文學ㆍ38) 박사는 중국 센양(沈陽)에서 태어난 조선족 3세로 랴오닝(遼寧)교육대 강사를 거쳐 일본 히로시마(廣島)대 비교문화연구원으로 재직중인 전문가이다.

책은 다른 점잖은 비교문화론과는 달리 매우 직선적이고 구체적이다. 지나치게 도식적이다 싶을 정도로 여러 잣대를 갖고 4개 민족을 분류하고 합쳐버린다. 특히 조선족을 비판한 `코리언 드림'에서는 저자의 자학적인 태도가 두드러진다. 그만큼 조선족에 할 말이 많았던 모양이다.

저자는 우선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에서 3국 여성들의 미의식을 비교한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 여성은 예쁜 얼굴을, 일본 여성은 커다란 가슴을, 중국 여성은 긴 다리를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그래서 한복은 여성의 몸을 모두 가린 채 얼굴만 내놓고, 기모노는 허리춤의 띠(오비ㆍ帶)로 가슴을 도드라지게 하고, 차이나 드레스는 허리선부터 다리까지 남김없이 드러낸다는 것이다.

여자를 가까이 했던 3국의 문인들을 소개한 대목도 재미있다. 일본 근대문학의 독보적인 존재로 평생을 풍류와 벗삼은 나가이 가후(永井荷風ㆍ1879~1959), 중국 토박이 전족 부인과 살며 10년 연하의 여학생과 사랑에 빠졌던 중국의 대문호 호적(胡適ㆍ1891~1962), 그리고 한국의 소설가 김동인(1900~1951)이다. 저자는 이들의 여성편력에 대해 “나가이 가후의 사랑은 소탈하지만 고독하고, 김동인의 사랑은 방종하지만 고독하지는 않고, 호적의 연애는 로맥틴하지만 비극적이었다”고 평했다.

저자의 비교욕구는 다양하게 계속된다. 한국과 중국의 씨름이 상대방을 넘어뜨려야 하는 데 비해 일본의 스모는 상대방을 밀어내야 한다는 점에서 일본인의 독특한 그리고 배타적인 공동체 의식을 발견한다. 시험장에 들어가는 아이에게 일본인은 `간바레(がんばれㆍ노력해라)'라고 격려하지만, 중국인은 `긴장하지마(不要緊張)', 한국인은 `마음을 놓아라'라고 하는 데서 한국과 중국을 `푸는 문화'로 진단한다.

`코리언 드림'에서는 조선족을 혹독하게 비판한다. 자학을 넘어 독설에 가까울 지경이다. 중국의 조선족 여성 매춘에 대해서는 `20세기의 위안부'라고 욕하고, 남한 사람에 대해 사기치는 행위는 `조선족의 한국놈 때리기'라고 자조한다. 한국에서 유행하는 것이라면 무조건 따르는 그들의 정신연령은 불과 일곱 살짜리 어린아이 수준이라고 깎아 내린다.

“한국인은 뛰고 나서라도 생각하지만 조선족 동포는 뛰는 도중에 뛰는 이유를 잊어버린다. 조선족의 약점을 들춰내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조선족 기질의 병폐를 해부하고 비판하는 행위를 통해서만 요즘의 조선족에게 경적을 울릴 수 있기 때문이다.”'조선족의 정체성을 누구보다도 찾고 싶다'는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고백이다.

김관명기자 kimkwmy@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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