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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의 인류학적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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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의 인류학적 의미

입력
2000.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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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존 맥 외 7인 지음, 개마고원 발행

자신의 본디 모습을 숨겨 거듭 태어나고 싶은 마음은 동서고금이 꼭 같다. 종교적 의미에서건, 유희적 면에서건.

`투탄카멘에서 할로윈까지'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시간별ㆍ지역별로 서술한 가면 백과다. 영국의 박물관장과 큐레이터 8명이 세계의 8개 지역을 분담, 서술했다.

신의 모습을 본뜬 이집트 가면, 상연을 위해 희극ㆍ비극용으로 분화된 그리스ㆍ로마의 가면, 종교와 정치의 복합적 상징으로 기능했던 남미의 가면 등이 전반부를 채운다. 이어 멕시코, 북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의 전통 가면들이 소개된다.

이 책은 그러나 가면 자체에만 관심을 국한하지 않고, 가면의 인류학적 의미를 캐내는 데까지 나아간다. 미대륙 서부 해안 지역 인디언의 연희인 포틀래치, 아프리카의 토템 신앙 등의 의미를 가면을 지렛대로 해 설명한다.

동양의 가면 유산으로는 유일하게 일본의 가면 문화가 선정됐다. 가면음악극 노ㆍ가구라ㆍ기가쿠 등에 대해 풀어 쓴다. 죽은 인물을 연기할 때만 쓰는 노의 가면, 익살스런 측면을 부각시킨 교겐의 가면 등이서양학자의 시각으로 서술돼 있다.

도입부에 가면 총론 `얼굴에 대하여'를 둬, 가면이라는 현상을 인류학ㆍ연극ㆍ신화학 등 관련 학문의 잣대로 풀어 쓰고 있다. 130장의 희귀 가면 컬러 사진이 흥미롭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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