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인을 수십 시간 대기시킨 제43대 미국 대통령선거 개표 결과 발표 유보 사태는 미국 역사상 초유의 일로 미국 정치제도에 대한 여러 가지 논란을 유발하게 될 것 같다.아울러 우리에게도 주상적으로 이해돼 왔던 미국의 정치제도에 대한 새롭고 현실적인 안목을 갖게 하는 게기가 됐다.
대통령 당선의 향방이 걸린 플로리다의 개표 결과는 우리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주의 행정권을 장악한 젭 부시 주지사가 바로 부시 후보의 친동생인데다, 일부의 투표구의 투표 인쇄가 유권자에게 혼란을 일으키게 만들어졌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여간 미묘해지는 것 같지가 않다.
우리의 상식으로 볼 때는 적잖은 논란과 후유증이 예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대통령 당선 결과가 유보되는 극도의 불안정한 상태가 재개표의 과정은 물론 부시와 고어 양 후보진영의 사태 대처에서 '법의 지배'에 의해 극복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미국 민주주의의 건강한 모습을 보게 된다.
만약 개표가 1차 집계대로 부시의 승리로 결론나게 되면 그는 유권자 표에서는 지고 선거인단 확보에서 승리한 20세기 이후 최초의 소수파 대통령이 된다.
이것은 연방제를 택하고 있는 미국의 독특한 대통령 선거제도를 기인하는 것이며 19세기에는 이런 소수파 대통령이 3명이나 나왔다.
그러나 주의 독립성이 거의 절대적이었던 18세기에 만들어진 이 제도에 대한 적잖은 검증여론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으며 그 논의 과정도 관심거리다.
이 같은 정치제도 문제 이외에도 이번 선거에서 미국 사회와 정치의 변화를 예고하는 선거결과가 나온 것도 눈여결볼 대목이다.
그 중의 하나가 녹생당 랠프 네이더의 영향력이다. 결과론이긴 하지만 랠프 네이더의 득표는 고거의 백안관행에 결정적 장애요인이다. 녹생당은 과거 로스 페로의 존재와는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유럽대륙은 녹색당의 정치 참여가 눈부시다. 소수파의 정치 참여가 불가능한 미국제도에서 제3당의 존재를 미국인들이 어떻게 수용할것인지가 궁금해진다.
또한 미국 역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 부인인 힐러리가 뉴욕에서 상원의원에 당선됨으로써 그의 개인적 능력과 남편의 영향력이 미국 정치에 어떤 변화를 줄지도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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