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키 비즈니스요나스 리더스트럴러 등 지음
이진원 옮김, 미래의 창 발행
우리 시대, 평범하다는 사실은 치명적 약점이 아닐까? 20개 국어로 번역된 화제의 책 `펑키 비즈니스'는 그렇다고 말한다. 전시대와는 전혀 다른 뉴 밀레니엄의 질서는 펑키 비즈니스, 펑키주의(funkyism)을 요구한다는 주장이다.
책은 서두부터 아이러니의 절정이다. 자본주의의 종말을 예언했던 칼 마르크스의 사진을 빼곡히 채워 놓고는, 바로 뒷 페이지에서는 동독의 붕괴에 환호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싣고 있다.
펑키 비즈니스, 새로운, 혁신적인, 예측할 수 없는 비즈니스의 시대가 온 것이다. “다르게 생각하라!” 단, 대전제가 있다. 자본주의는 그 무엇보다 뛰어난 시스템이며, 어느 상황하에서도 무섭게 변신해 나갈 것이라는 믿음이 그것이다.
여기서는 경영, 리더십, 무엇보다 날렵함이 세상을 지배하는 키워드다. 국가, 가족, 기업, 정당 같은 개념은 이제 무력해진다. 풍요로운 공급 과잉의 사회에서 소비자들은 실시간의 매체 인터넷에 힘입어 까다로와져만 간다. 교황 바오로 3세가 랩 미사 음반을 내고, 국가ㆍ가족 등 전통적 가치들이 모두 해체되는 우리 시대의 지향점은 그렇다면 어디에 있는가?
펑키 회사가 그 답이다. 민주적 원칙, 시너지 효과란 구닥다리 개념이다. 교육-오락, 기업-대학, 시각-인체공학, 생명-공학처럼 이제는 모든 것이 하이픈으로 연결된 복합의 시대다.
이 시대를 헤쳐나갈 가장 효율적 조직, 더 작은 회사, 일시적 프로젝트나 그룹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회사, 모든 것이 공개되고 측정되는 회사가 바로 펑키 회사다. 그렇다면 펑키 인간이란? 우리 시대의 유일한 꿈으로 떠오른 쇼핑과 성교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자다. 펑키 회사란 펑키 인간들이 최상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마당이다.
검은 가죽 점퍼에 스킨 헤드, 재즈를 연주하고 여섯달을 산후휴가로 쓴다는 스웨덴 스톡홀름 경영대학원 교수 요나스 리더스트럴러, 첼 노스트롬이 함께 쓴 책이다. 경주용 차를 몰고 질주하는 듯, 경제학 서적의 통념을 일거에 뒤집고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즐기는 별난 경제학책이다.
평범해서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는 시대, 독점주의자들이 돈을 버는 시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확실한 전략지침서로 다가올 책이다.
저자들은 현재 그들의 웹 사이트(www.funkybusiness.com)도 운영중이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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