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내 최장인 서해대교가 개통돼 서해안 일대가 각광을 받고 있다. 교통 사정 때문에 묻혀 지냈던 태안, 당진군, 서산시의 명소들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학암포(태안군 원북면 방갈리)
태안의 해안은 230여 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어 풍광이 아름답다.
1978년 태안해안국립공원으로 지정됐지만 안면도를 제외하고는 여름 성수기 외에 한산하다.
태안해안국립공원의 가장 북쪽인 학암포는 교통의 오지이기 때문에 비철에는 낚시꾼 외에 찾는 이들이 없다.
학암은 앞바다에 뜬 바위섬. 썰물이면 모습을 드러냈다가 밀물이면 허리까지 물이 차오른다.
물에 찬 모습이 날아가는 학의 모습과 흡사해 이름이 붙여졌다. 1.6㎞의 모래밭이 운치가 있다. 고운 모래를 밟으며 바다 바람을 쏘이기에 적당하다. 여름에는 대부분 식당에서 민박을 치지만 겨울에는 철수한다. 고급 숙박시설은 없고 가야장(041-674- 7115) 등 10여 개의 여관이 모여있다.
▦ 파도리(태안군 소원면)
이름처럼 분위기가 넘치는 바닷가이다. 갈대가 우거진 수로가 있어 민물낚시도 할 수 있다. 만리포해수욕장 바로 남쪽에 위치하고 있지만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
파도리의 해변은 흰모래와 해옥(海玉)으로 이루어져 있다. 해옥은 보기에도 좋지만 발바닥 지압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해옥을 채취하는 행위는 금지돼 있다.
해옥전시장이 있어 다양한 해옥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바다낚시 포인트가 많고 특히 바다 생물이 널려 있어 아이들과 함께 들르기에 적당하다. 정식 숙박시설이 없고 민박을 치는 가게가 여러 곳 있다. 문의 파도주유소 (041)672-3689
▦ 마애삼존불(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사야산록의 보원사지 입구 좌측에 조각되어 있다. 6세기 중엽의 백제 작품으로 국내 마애불중 가장 오래되고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보 제84호이다.
중앙에는 여래입상, 오른쪽에는 반가사유상, 왼쪽에는 보살입상이 조각되어 있다.
본존불인 여래입상의 높이는 2.8m. 이러한 삼존형식은 세계적으로 드물다. 모두 밝은 미소를 띠고 있어 '백제의 미소'로 불린다.
용현계곡 삼림욕장, 보원사지, 개심사 등 주변에 들를만한 명소가 많다. 관리사무소 (041)663-3675
▦ 해미읍성(서산시 해미면 읍내리)
조선 성종 22년인 1491년에 완성한 석성이다. 둘레 1.8㎞, 높이 5m, 총 면적 6만여 평의 거대한 성으로 최근 복원 및 정화사업을 통해 옛 모습을 되찾았다.
해미읍성은 조선말 천주교도들의 순교 성지로도 유명하다. 천주교 박해 당시 해미읍성은 이 지역을 관할하는 관아가 있었다.
충청도 각 지역에서 잡혀 온 신자들이 고문을 받고 죽임을 당했다. 특히 1866년에는 한 해에 1,000여 명이 이 곳에서 목숨을 잃었다. 성내 광장에는 당시 천주교도들이 갇혀있던 감옥터와 나뭇가지에 매달려 고문을 당했던 노거수 회화나무가 서 있다. 관리사무소 (041)688-4116
▦왜목마을(당진군 석문면 교로2리)
당진군의 땅끝마을. 일몰은 물론 일출도 볼 수 있는 곳이다. 지난 12월 31일과 올 1월 1일에는 넘어가는 천 년의 해와 떠오르는 새 천 년의 해를 보기 위해 구름같이 사람들이 몰렸었다.
동해안의 일출이 장엄하다면 왜목마을의 일출은 소박하면서도 서정적이다. 한순간 바다가 짙은 황토색으로 변하면서 붉은 기둥이 솟아오른다. 일몰은 더욱 아름답다. 하늘과 바다 전체를 온통 붉은 색으로 물들인다. 마을 석문산의 조망도 볼 만하다. 경기 화성군의 제부도는 물론 인근의 이파도, 풍도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석문면사무소 (041)535-6778
▦김대건신부성지(충남 당진군 우강면 송산리)
한국 최초의 신부 안드레아 김대건의 탄생지에 세워진 성지. 김 신부는 1821년 8월 21일 솔뫼(송산) 마을에서 태어나 26세의 젊은 나이에 서울의 새남터에서 순교했다.
김 신부는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한국 방문 때 한국 천주교인으로는 처음으로 성인의 품위에 올랐다.
소나무 숲 속에 도포 차림의 김 신부 동상과 순교 100 주년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성지 내에는 '피정의 집'이 운영되고 있다. 신자들의 영성생활을 돕고 김 신부의 생애를 기리는 곳이다. 피정의 집(041)362-5021
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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