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빙으로 치닫는 대통령 쟁탈전의 최대 수혜자는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다."미국의 개표혼란에 국제 금융계는 별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차기 대통령 입지와 관련해서는 그린스펀 의장이 발언권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그렇잖아도 막강한 권한을 누리고 있는 그린스펀 의장에 `상처뿐인 대통령'은 더욱 견제세력이 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경제전문 다우존스 뉴스는 8일 전문가들의 전망을 토대로 "누가 당선되더라도 차기 정부는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대통령 뜻대로 경제정책을 추진하기 어렵다" 며 "지금까지 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그린스펀 의장에게 투자자와 여론의 관심이 더욱 쏠릴 것으로 보인다" 고 전했다.
인터넷 금융기관인 본드토크닷컴의 앤터니 크레센지 사장은 "지금과 같은 대선 판도에서 차기 정부는 경제정책 수행과 관련, 그리스펀 의장에게 지침과 함께 지원을 구할 수 밖에 없다" 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관점에서 볼 때 "정치가 경제를 주무르는 것보다 FRB와 같은 중립적인 정부기구에 더 많은 경제적 영향력이 주어지는 것이 오히려 낫다" 는 반응이다.
일부에서는 그러나 그린스펀 의장이 시장의 신임을 얻게 된 요인이 저인플레, 주식시장 활황, 고성장 등에 있는 만큼 미 경제가 둔화세를 보이는 현 상황에서는 그의 영향력이 반드시 높아진다고 볼 수는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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