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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 마음 다독여주는 '철학'

입력
2000.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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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으로 마음의 병을 치료한다루 매리노프 지음, 이종인 옮김

아리스토텔레스, 러셀, 사르트르, 니체…. 두터운 철학개론과 복잡한 철학체계가 떠오르는 철학가들이다. 하지만 이들의 고명한 설법이 현대인들의 여러 심각한 고민을 치유할 수 있을 지는 의심이 간다.

그리스의 철학자 에피쿠로스가 “인간의 고통을 완화시키지 않는 철학적 논증은 공허한 것이다”라고 간파했지만. 요즘은 정신의학과 종교, 향락산업이 그 몫을 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미국 뉴욕시립대 철학과 교수인 루 매리노프 박사가 지은 `철학은 마음의 병을 치료한다'(해냄 발행)는 철학 클리닉을 주창한 역작이다. 상아탑 깊숙한 곳에 틀어박혀 있던 철학을, 도덕적 딜레마나 인간관계의 갈등 따위로 고민하고 있는 모든 이들의 품으로 끌어내린 것이 철학 클리닉이다.

저자는 `PEACE 5단계'라는 생소한 개념을 소개한다. 한마디로 철학 클리닉을 통해 환자의 고민과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과정이다.

문제를 인식하고(Problem), 이로 인한 자신의 정서를 분석하고(Emotion), 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대안을 생각한 뒤(Analysis), 전체적인 상황을 철학적으로 명상하는 시간을 가지면(Contemplation), 정신적인 평화에 도달하게 된다(Equilibrium)는 것이다.

책의 더욱 중요한 미덕은 철학이 이 `PEACE 5단계'를 통해 어떻게 구체적으로 환자를 치료했는지에 대한 풍부한 사례에 있다. 남녀간의 사랑, 죽음에 관한 문제 등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역사상 유명했던 철학가나 철학사상의 진수를 뽑아내 그 문제 해결에 적용시켜가는 과정이 마치 의학드라마처럼 긴장감 있게 서술돼 있다.

직장에서 모욕 당한 직장인에게는 “당신 자신의 의견을 제거하라. 그러면 `나는 모욕당했다'라는 불평이 사라질 것이다. 그러면 모욕도 사라질 것이다”라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충고가 제격이었다.

결혼생활에 회의감을 느낀 여성에게는 “자기 자신에게 명령할 수 없는 사람은 자유인이 아니다”라는 피타고라스의 한 마디가 결정적인 치료제였다. 사례별로 묶은 철학 클리닉 지침서인 동시에 저명한 철학자들의 핵심적 사상을 일별할 수 있는 입문서로 읽힐 책이다.

김관명기자 kimkwmy@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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