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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end / 영화 - 패션 오브 마인드 ,나인스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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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end / 영화 - 패션 오브 마인드 ,나인스게이트

입력
2000.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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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난 누구예요?"여자는 늘 배반을 꿈꾼다. 지금의 나와는 완전히 다른, 내가 꿈꾸는 나의 모습을. 잠에서 깨어나면 마리(데미 무어)는 마티(데미 무어)가 된다. 마티는 마리가 된다.

마리는 프랑스 시골에 사는 여자이다. 2년 전 남편을 잃은 그는 두 아이와 함께 문학평론을 쓰며 산다. 반면 마티는 뉴욕에서 출판대행업을 하는 캐리어 우먼이다. 세련되고 자유롭고 에너지가 넘친다.

알렝 베라이너 감독의 `패션 오브 마인드(Passion Of Mind) 에서 매일 두 여자의 삶을 왕복하는 주인공의 진짜 모습은 어느 것일까. 마티는 마리가 꿈이라고 하고, 마리는 마티가 꿈이라고 한다. 서로는 서로에게 가지지 못한 생활의 한부분을 충족시켜 준다.

여자는 어느 쪽도 그 꿈을 깨고 싶지 않다. 그래서 마티도, 마리도 남자와의 사랑에 빠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마리에게 마티는 자기 욕망의 분신이다. 마티에게 마리는 어머니이다. 11살 때 어미니를 잃은 소녀는 자신의 어머니가 돼 “다시는 못 만난다 해도 잊지 않고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마티의 배반은 바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었다. 이처럼 인간에게 어머니는 영원한 존재이다. 환상처럼 현실처럼 1인 2역을 해낸 데미 무어의 모습이 처연해 보인다. 세 아이의 어머니면서 최근 블루스 윌리스와의 이혼의 쓸쓸함이 느껴지기 때문일까.

■나인스게이트

악마의 책을 찾아라

악마 루시퍼가 저술했다는 악마의 책 `어둠의 왕국과 아홉 개의 문'. 전세계에 단 세권뿐인 `어둠의 왕국…'중 과연 진본은 어떤 것일까. 악마는 이 책 어딘가에 비밀을 숨겨 놓았다.

필요에 의해 긴밀한 관계를 맺지만 결코 정이 가지 않는 그런 부류가 있다. 고서적상 코소(조니 뎁)가 그렇다. 지난해 `슬리피 할로우'를 통해 `가위손' `에드우드'의 창백한 이미지를 벗어 던진 조니 뎁은 `나인스 게이트(The 9 th Gate)'에서 훨씬 더 거칠어졌다.

지적인 야비함. 어떤 고서적이든 단번에 그 가치를 알아보는 방대한 학식에 그것을 헐값에 사들이는 사기성까지 갖춘 코소는 악마연구가인 보리스 불칸(프랭크 랑겔라)으로부터 루시퍼가 저술한 `어둠의 …'의 진본을 찾아달라는 요구를 받는다.

엄청난 보수 때문에 일에 착수하지만 책을 소유했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죽어간다. 그의 생명마저 위협하는 고서의 옛 주인인 텔퍼(레나 올린)과 그의 곁에서 수호천사가 되어주는 비밀스런 여성(엠마누엘 자이그너)는 도대체 무슨 관계일까.

`장미의 이름으로' 이후 지적 유희를 즐기는 팬을 위한 영화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악마가 숨겨놓은 비밀이 3권의 책에서 9장의 그림을 찾아내는 것이 고작이라면 지적 추리를 만끽하는 데는 애로가 많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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