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재검표 안팎플로리다주의 재검표가 8일 오후 1시30분(현지시간) 개시됨에 따라 집계상황이 종합되는 주도 텔러해시에는 모든 선관위 관리와 언론사대표, 양당 관계자가 모여 든 가운데 첨예한 긴장이 흐르고 있다.
현재 플로리다주 67개 카운티 중 32개의 재검표 결과가 집계됐으며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가 추가로 843표를 획득,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와의 격차를 941표로 줄였다.
특히 검표결과 플로리다주 팜 비치에서는 대통령선거 투표시 발생한 사표(死票)가 1만9,000여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팜 비치 선관위는 "총 1만9,120표의 사표가 발생했으며 상원선거에서 단 3,783표의 사표만 발생한 것과 비교해 볼 때 대단히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사표 가운데는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오기나 투표지 훼손도 있지만 현재 이 지역에선 펀치카드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상태라서 커다란 논란이 예상된다.
또한 팜 비치에선 3명의 유권자가 복잡한 투표용지 때문에 고어 후보 대신 개혁당 후보인 팻 뷰캐넌에게 실수로 투표했다며 8일 소송을 제기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소송이 알려지자 수백명의 고어 지지자가 팜 비치 카운티 선거사무소로 몰려가 거센 항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의 펀치카드 투표용지는 후보자의 이름이 적힌 위치와 구멍을 뚫어야 하는 위치가 애매하게 배열돼 있어 자칫 오류를 범하기 쉬운 것으로 지적됐다.
한 유권자는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구별하기조차 힘들다"며 "나 역시 제대로 투표했는지 의아스럽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민주당측 변호사들은 팜 비치 카운티 투표용지 모양이 불법이라며 재투표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또 "플로리다의 600만 표에 대한 재검표가 너무 빠르게 진행돼 선거구민들의 불만을 해결하기 어렵다"며 선거부정행위에 대한 소송제기 가능성을 밝혔다.
한편 시내 호텔과 택시업자들은 이번 재검표로 때아닌 특수를 맞고있다.
주요 호텔들은 미 전역에서 몰려든 취재진과 양당 후보의 선거진영에서파견한 법률전문가와 자원봉사자들로 방이 동이 난 상태다.
또한 거리에는 후보들의 포스터나 현수막 등이 아직도 걸려 있어 끝나지 않은 선거전의 열기를 반영했다.
이주훈기자
june@hk.co.kr
■"재검표완료 10일이상 걸릴수도"
대선의 향방을 가를 플로리다주의 재검표가 8일(현지시간) 개시됨에 따라 언제 결과를 알 수 있느냐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당초 밥 버터워스 플로리다주 법무장관은 7일 오후 "8~9일 중 결과를 파악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언급했지만 일단 시간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오후 1시30분부터 플로리다의 67개 카운티로부터 재검표작업이 개시됐으며 오후 6시 작업을 중단한 뒤 9일 오전 속개할 예정이지만 아직 35개 카운티에서 재검표 결과를 통보하지 못한 상태다. 따라서 플로리다주당국은 9일 오후 5~6시(한국시간 10일 오전7~8시)께나 결과를 집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일부에선 재검표작업이 끝나더라도 부재자투표에 대한 개표 등 모든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일체의 발표를 보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사태가 장기화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거주자 부재자 투표의 경우 취합과 개표에 소요되는 시간이 최대 10일까지 걸릴 수 있다.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의 동생인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도 해외주둔 군 부재자 투표까지 집계해야만 할 경우 10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주훈기자
ju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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