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간 경쟁을 불러와 방송 체질 개선에 큰 도움이 됐다.” “선정적인 방송으로 시청률 지상주의를 촉발시켜 프로그램의 하향 평준화를 낳았다.” 14일 창사 10주년을 맞는 SBS에 대한 엇갈린 반응이다.SBS는 AM라디오를 시작으로 지상파 텔레비전, 케이블 텔레비전을 차례로 개국한데 이어 부산방송 광주방송 등 지역민방과 제휴를 맺어 전국 네트워크화를 꾀함으로써 거대 방송사로 성장했다. 출범 당시 850여명에 달하던 직원도 2,000여명으로 늘어났고 매출액도 92년 1,800억원에서 올해에는 4,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여 사세가 급성장한 것을 알 수 있다.
민영방송인 SBS의 출범은 공영방송 KBS와 공영적 민영방송 MBC, 두 방송사가 양분하던 방송계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 우선 시청자의 채널 선택권의 폭을 넓혀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는 기회와 정보를 제공했다.
또한 방송사간 경쟁 체제가 조성되면서 안이한 제작 태도에서 벗어나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 확대와 실험적인 시도등이 이뤄져 경쟁력을 갖춘 프로그램들이 속속 시청자에게 선을 보였다.
SBS는 그동안 시청자의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모래시계' 를 비롯한 드라마, 토크쇼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쟈니윤 이야기쇼' , 최초의 한국 시트콤 `오박사네 사람들' , NBA 농구 등 다양한 장르에서 타 방송사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프로그램을 방송해 자극제 역할을 했다.
하지만 후발 주자로 뛰어든 SBS가 시청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다큐멘터리를 비롯한 교양 프로그램을 대폭 축소하고,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오락 프로그램과 드라마를 확대 편성해 시청률 지상주의와 선정성을 만연시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또한 연예인 출연료의 무분별한 인상을 주도해 제작비 상승에 앞장 서는 등 제작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외국 상업 방송 프로그램의 모방이나 표절 문제도 SBS의 등장과 함께 심화했다.
서울 YMCA 시청자운동본부 안수경 간사는 “SBS는 건강한 방송, 건강한 사회를 방송지표로 내걸었지만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방송보다는 시청률만을 의식한 자극적인 방송이 주를 이뤘다” 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송도균 SBS사장은 “SBS가 건강하고 유익하면서도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는 방송으로 거듭 나겠다” 고 밝혔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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