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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코어'가 신인답지 않네 / 4인조 밴드 '실버스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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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코어'가 신인답지 않네 / 4인조 밴드 '실버스푼'

입력
2000.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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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가 아닌 제작자로서 김종서는 좀 별나다. 김종서는 될 성 부른 가수에게는 엄하기 짝이 없다. 대신 가능성이 없으면 그리 친절할 수 없다. 그러나 그런 가수는 다시 그를 보기는 어렵다.실버스푼은 로커 김종서가 제작한 첫 밴드이다. 그동안 두 번 보컬을 바꾸었고, 새로운 보컬에게는 눈물이 쏙 빠지게 연습을 시켰다. 준비 기간 1년 6개월. 김종서의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던 그들이 드디어 활동을 개시한다.

보컬 한기철(19), 베이스 오경(18) 기타 칸(20), 드럼 미호(23)로 구성된 4인조 밴드가 들고 나온 노래는 하드코어이다. “서태지 컴백은 물론 고려 사항이 아니었다. 1년반 전부터 아예 강력한 사운드, 철저한 라이브를 모토로 삼았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바로 하드코어이다”

아직 이들의 모습은 공개되지 않았다. “음악으로만 승부하고 싶다”는 말만 한다. 아직 정확한 신상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11일부터 방송에서 공식적으로 모습을 나타낼 예정이다. 사실 이런 신비주의는 이미 너무 많은 가수들이 애용한 전략이기에 그다지 눈길을 끄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판매를 시작한 음반을 들어보면 강력하면서도 대중성을 겸비한 하드 코어만은 신인밴드 답지 않은 기량을 보이고 있어 주목할만한게 사실이다. 이들은 작사와 작곡, 편곡을 스스로 해결했다. 가수의 내면을 드러내는 하드 코어, 핌프록을 선택한 가수들로서는 당연한 의무이기도 하다.

`틀에 박힌 답을 알아 뭘해/ 이젠 나를 알아/똑같은 건 필요 없어/ 됐어 됐어 칙칙해'로 시작하는 타이틀 `School'은 김종서가 작곡 작사 편곡을 맡은 곡으로 공격적 기타와 힘찬 드럼으로 시작해 유려한 랩으로 전개된다. 이들의 하드코어는 미국의 그것에 비해 멜로디 라인이 살아있고, 전개 방식이 부드럽다.

드럼과 스크래치 사운드가 인상적인 `Timeless', 서태지의 랩처럼 착착 휘감기는 한기철의 랩 매력이 듬뿍 살아있는 `덫', 리드미컬한 느낌이 살아있어 대중적으로도 쉽게 파고들만한 퓨전 스타일의 `We Got The Groove', `팬 서비스' 차원에서 수록한 록발라드 `Don't Know'등 앨범을 관통하고 있는 `내공'이 만만치 않다. 제작자인 로커 김종서의 지향이 드러나듯 한국적 정서가 넘쳐 하드코어 초심자가 듣기에도 부담스럽지 않다.

문제는 서태지의 하드코어와 어떻게 차별성을 가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서태지의 핌프록이 RATM과 닮았다는 이야기를 피해갈 수 없듯, 이들 역시 서태지와 닮았다는 지적을 얘기를 피해가긴 어려울 듯하다. 장르적 특성이기도 하지만, 좀 더 확실한 `실버 스푼' 색깔이 필요할 듯 하다. 좀 더 암울한 정서로 파고 드는 `Waiting 4U'는 그 해답이 될 만한 곡이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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