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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포(기)생 "우리는 방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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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포(기)생 "우리는 방학중"

입력
2000.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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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석 일쑤…학교와도 낮잠·만화보기"한 달째 교실 맨 뒷자리에서 만화책만 보기도 지겨워 2~3일에 한번씩 결석하는데 담임선생님은 별로 나무라지 않아요." 서울 C고교 3학년 윤모(18)군은 8일 오전 옷을 사러 명동에 들렀다.

같은 시각 윤군의 같은 반친구들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수능 시험 막바지 정리에 여념이 없었다. 윤군은"대학 가려는 친구들은 괴롭겠지만 저 같은 '대포생'(대학 진학 포기학생)들에겐 요즘이 '수능 방학'인 셈"이라고 말했다.

고등학교들이 '대포생' 결석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학교측은 "교육적으로 이들을 끌어안는것이 학교의 의무"라면서도 "하루 종일 자거나 딴짓을 하며 수업분위기를 해쳐 무작정등교를 강요할 수도 없다"고 '고충'을 토로한다.

서울 강남 지역 고교들의 경우 한학급당 2~3명, 강북 지역의 경우 7~10명이 '대포생'이라는 것이 교사들의 전언이다.

각 학교에는 대포생을 격리해 학습분위기를 잡아달라는 학부모들의 항의도 빗발치고 있다.

서울 S고 3학년 어머니회는 최근 학교측에 "학교가 '대포고'(대학포기고교)가 되지않으려면 대포생을 분리해 졸업여행이나 견학을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서울 K고 3학년부장 남모(49) 교사는 "결석학생이 있으면 오히려 학생들 사기가저하된다고 학부모들을 달랜다"며 씁쓸해 했다.

인간교육실천학부모연대 김영례(45) 운영위원은 "학부모로서 학생, 교사, 학부모들의다급한 심정을 이해할 수는 있으나 대포생들이 느낄 소외감과 패배감도 생각해야한다"면서 "학교와 지역사회가 대포생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대포생이'인포생'(인생포기학생)이 되지 않도록 감싸 안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송기희기자 b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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