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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큰고비 넘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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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큰고비 넘겼지만....

입력
2000.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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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채권단이 8일 기존 대출금의 만기연장을 결정했지만 현대건설이 마련한 자구안에 시장의 불신을 씻어낼 만한 획기적인 내용이 없고 돌아오는 진성어음 등을 막아내기에도 벅찬 상황이라 조만간 자금난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현대건설 관계자는 "채권은행단의 만기 연장이 문제가 아니라 돌아오는 진성어음을 막아낼 수 있을 지가 더 큰 일"이라며 "이번 주까지는 몰라도 그 다음은 정말 막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자구계획으로 묶으려 했던 몇가지 대안들 마저 계열사 반발 등으로 사실상 무산되면서 '가신그룹' 간에 충돌만 발생하는 등 기업 분위기만 나빠진 상황이다.

우선 현대가 6일 대안으로 내놓았던 현대상선 보유 현대중공업, 현대전자 주식 5,000억원대 매각 건은 사실상 완전 철회됐다. 현대상선측이 "둘 다 부실해질 수 있다"며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자구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800억원대에 이르는 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의 계열사 보유주식 매각 문제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측은 당초 정 회장의 주식을 '포기'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매각 검토'로 바꿨다.

현대의 한 관계자는 "정회장이 이 주식을 포기할 경우 계열사를 지배할 사실상 포기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되면서 사실상 매각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상선 보유 주식 매각 건을 놓고는 김재수 현대구조조정위원장과 김충식 현대상선사장과 몇 차례 심각한 '충돌'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그룹인 현대건설을 살리기 위해서는 주식을 팔아야한다"는 김재수위원장과 "현대상선마저 부실해질 수 있다"는 김충식사장이 서로 의견을 굽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일한 희망으로 남은 것은 서산농장 매각건. 현대는 서산농장을 평당 2만여원에 일반 매각키로 하고 현대증권을 매각 주간사로 선정, 사모사채를 발행해 약 5,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기위해 금융기관과 접촉하고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땅을 농민에게 매각해야 하고 매각된다 해도 자금이 들어오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려 시급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조재우기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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