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자(李京子) 동방금고 부회장의 측근이자 정ㆍ관계 로비창구로 알려진 신양팩토링 대표 오기준(吳基俊ㆍ54)씨는 8일본보와 단독 전화인터뷰를 통해 "지난 6월 신양팩토링 개업식때 민주당 권노갑(權魯甲) 최고위원이나 김홍일(金弘一) 의원명의의 난(蘭) 화분을 받은 적도, 정ㆍ관계에 로비를 한 사실도 없다"며 자신과의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오씨는 검찰의 정현준?이경자 로비의혹사건 수사 도중인 지난달 26일 출국, 현재 괌에머무르고 있다. 다음은 오씨와의 일문일답.
-정현준(鄭炫埈) 한국디지탈라인 사장이 올해 6월 신양팩토링 개업식에서 권노갑?김홍일씨 명의의 난 화분을 봤다는데.
"그런 사실 없다. 당시 사회를 맡았던 개그맨 최병서씨가 나를 미국의 경제학 박사라고소개하고, '권 최고위원 등 유명 정치인이 화분을 보내왔다'고 허풍떤 것이 와전된것 같다"
-실제 그들을 아나.
"김 의원과는 H대 재학시절 전남학우회 일을 볼 때 두번 만났고, 10여년 전 서울 B호텔 커피숍에서 본 적이 있을 뿐이며, 권 최고위원 등은 전혀 모른다."
-개업식에는 누가 참석했나.
"아는 의사와 선생 등이 왔다. 이경자씨가 다녔던 고려대 정책대학원 최고위과정 동기생들도 20~30명 온 것으로 기억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 인척인 C씨와의 친분도 거론되는데.
"광주 S중 재학시 목포에서 중학교를 다닌 C씨를 친구 소개로 알게 됐다. 1997년 대선 직후 1년동안 강남의 내 사무실에서 가끔 만나 술을 마셨다. 당시 C씨는 '위에서 사람 만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며 은밀히 찾아왔다. 또 98년초와 98년9월께 미국 LA와 하와이에서 각각 2차례 만나 골프를 쳤다. 그러나 당시 골프강사가 국내에까지 C씨를 찾아와 면담을 요청하다 거절당하자 온갖 음해성 소문을 퍼뜨려 그 후 C씨를 만나지 않았다"
-이경자씨는 어떻게 알게 됐나.
"유조웅(柳照雄ㆍ미국 도피 중) 동방금고 사장이 총무이사 때인 지난해 2~3월께 후배를 통해 예금유치를 부탁해와 수억원을 예금한 적이 있는데, 유씨가 올 4월 이씨를 소개했고, 5월 이씨가 신양팩토링 설립의사를 밝히면서 대표이사를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이씨 지시로 정ㆍ관계 인사 및 검찰 고위층, 이용근(李容根) 전 금감원장 등 금감원 간부들에게 로비를 벌인 적이 있나.
"그런 사실 없다."
-신양팩토링이 이씨의 펀드모집 및 자금세탁 장소로 이용됐다는데.
"S금고에 담보를 맡기고 15억원을 대출받아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회사다.
대출만 하기 때문에 부과세 면세사업으로 분류된다. 무슨 펀드 모집이고, 자금 세탁이냐."
-유조웅씨가 정ㆍ관계 로비를 벌이지 않았나.
"잘 모른다. 다만 정현준씨로부터 유씨가 '출자자 대출사실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해 38억원을 뺏겼다는 얘기는 들었다."
-정현준씨와의 관계는.
"올 5월께 정씨가 유씨를 통해 5억원을 빌려간 뒤 문방구 어음만 주고 제때 변제하지 않아 지난달 세차례 만난 것 밖에 없다. 정씨는 당시 '내가 부도나면 여러 곳이 시끄러울 것'이라며 '청와대와 한나라당에 돈을 빌리러가야 된다'는 얘기를 했다.
정씨는 '아버지가 경북 출신한나라당 의원들과 교분이 두텁고 나도 청와대 모과장을 잘 안다"고 했다."
-서방파 두목 김태촌, 양은이파 조양은씨와는 아는 사이인가.
"72년부터 7년간 폭력조직 생활을 할 때 태촌이를 알게 됐다. 나를 깎듯이 형님으로 모셨다. 양은이도 고향후배라 나를 따랐다. 그러나 펀드가입을 권유한 적은 없다"
-갑자기 출국한 이유는.
"미국 영주권을 갱신하기 위해 잠시 출국한 것이다. 당장 귀국해 해명하고 싶지만 정치권과 검찰이 나를 '희생양'으로 만들 것이다. 사건이 조용해지면 귀국하겠다.
박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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