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중증 장애인이 각고의 노력 끝에 목공예 기술을 익혀 세계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훈장까지 받는다.백천공예 대표 이균용(李均容ㆍ35ㆍ 경북 경주시 북군동)씨는 8월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세계장애인 기능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 30여개국 선수와 경합한 끝에 나무판에 새긴 용(龍)조각으로 목공예부문 금상을 받았다. 이 공로로 이씨는 9일 청와대에서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동탑산업훈장을 받는다.
경북 봉화가 고향인 이씨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서울에 올라가 산업체와 운전기사 등으로 전전하던중 1988년 작업중 건물 5층에서 추락, 휠체어가 없으면 거동을 못하는 1급 장애인이 됐다. 하지만 목수인 아버지로부터 배운 익힌 솜씨로 목제 군함ㆍ비행기 등을 만들었다.
이씨는 이후 서각과 조각을 만들었고 나아가 벽조목(대추나무)의 도장 몸체에 용이나 십장생 등을 새겨넣는 조각도장 기술을 익혔다. 이씨는 99년 전국 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해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한편 자석을 이용해 도장뚜껑이 잘 열리는 체결장치를 개발해 실용실안과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이씨는 하반신 마비를 당한 뒤 취업의 어려움을 톡톡히 겪은 경험에서 장애인들에게 기술을 가르쳐 어엿한 기능인으로 만들고 있다. 이씨의 공예공방에는 중증장애인 15명이 고용돼 기술을 전수받고 있다. 다행히도 이씨의 공예소에서 만드는 조각 도장은 국내외의 주문이 밀려 물량을 소화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씨는 “장애인들을 더 많이 채용, 삶의 희망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경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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