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정상간 개별회담을 앞두고 회담의제와 휴전협정 이행 여부를 둘러싼 설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기존 입장을 바꿔 유혈충돌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팔레스타인에 국제감시단 배치 추진을 시사해 주목된다.국무부의 한 고위관리는 6일 팔레스타인의 국제평화유지군 배치 요구에 대한 국무부의 반대입장에 다소 변화가 있다며 미국은 유엔이 참여하는 형태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대하지만 다른 방법을 통해 국제평화유지군 배치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요구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앞서 지난 3일 워싱턴을 방문한 팔레스타인 협상대표 사에브 에카르트가 제안한 국제평화유지군 파견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예루살렘 포스트는 이날 이스라엘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지난 1994년 이슬람 사원에서 일어난 학살사건 이후 헤브론에 배치된 헤브론 임시 국제감시단(TIPH)과 유사한 형태의 비무장 감시단 파견을 미국이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TIPH는 당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모두 동의해 구성된 것으로 현재까지 노르웨이인 30명이 헤브론에 머물고 있다.
이에 앞서 에라카트 팔레스타인 협상 대표는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이 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빌 클린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스라엘 점령지역의 국제평화유지군 배치와 최근 폭력사태에 대한 조사위원회 구성 등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에라카트 협상 대표는 또 아라파트 수반이 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팔레스타인국의 창설없이는 평화협정도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12일 클린턴 대통령과 회담을 하는 에후드 바라크 총리는 국제평화유지군 배치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으며 슐로모 벤아미 외무장관 대행도 미국이 국제평화유지군 배치를 받아들이라고 이스라엘에 촉구하고 있다는 언론보도를 부인했다.
이날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서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이스라엘 치안병력간 충돌이 계속돼 팔레스타인인 2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부상했다고 현지병원 관계자들이 전했다.
또 예리코와 예닌에서는 이스라엘 탱크가 팔레스타인 지역 목표를 향해 발포했으며 요르단강 서안 남부지역에 위치한 유대인 정착촌 베이트 하가이와 팔레스타인 마을 두라에서는 양측이 기관총까지 동원해 교전을 벌였다.
한편 이스라엘 의회는 이날 이스라엘 아랍계 의원들이 제출한 바라크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부결시켰다. 바라크 총리는 총 170석 가운데 30석만을 확보하고 있지만 지난달 30일 바라크 내각에 대한 시한부 지지를 선언한 극우정당 샤스당의 지원으로 불신임 위기를 넘겼다.
/예루살렘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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