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투표를 하루 앞둔 6일 월가는 잔뜩 움츠렸다. 당선 후보에 따라 편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 첨단주는 경계의 대상이 된 반면 전통 우량주는 환영받는 조심스런 장세가 하루종일 계속됐다.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다우지수는 160 포인트 가까이 올랐으나 나스닥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전화로 당일 시황을 알려주는 폰 서비스에서는 집권당과 증시와의 역대 상관관계를 알려주는 각종 속설과 루머, 추측이 난무했다.
“공화당이 승리하면 2주간은 주가가 뛴다” “공화당의 논리보다는 민주당 논리에서 증시가 좋았다” “증시로 봐서는 부시가 바람직하지만 채권시장 입장에서는 고어가 돼야 한다”는 등 다양한 해석이 쏟아져 나왔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경제만큼은 정책의 혁신적 변화를 꾀하기 힘들기 때문에 별 충격이 없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업종별로는 이해관계가 분명했다. 자동차, 에너지 등 대표적 굴뚝산업은 환경친화론자인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보다 `개발' `경쟁'을 우선시하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를 선호했다. 제약업계의 `부시 편들기' 는 더욱 노골적이다.
고어의 급진적 의료개혁, 환자 권익옹호, 의약품 가격통제 등은 업계 이익을 저해하는 반(反) 기업정책으로 해석됐다. 이날 화이저, 머크, 엘라이 릴리 등 제약회사 주가가 크게 오른 것은 부시가 승리할 것으로 본 많은 투자자들이 미리 제약주를 사들였기 때문이다.
세금감면이 증시 자금유입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 금융계 역시 부시에 호감을 갖고 있다. 업체에 따라 의견이 엇갈린 첨단ㆍ정보통신, 농업 등을 제외하면 경제계 전반의 분위기는 부시편이라는 게 확연했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전망 속에서도 흡연자들의 집단소송으로 파산직전에 몰린 담배업계와 반독점 소송이 진행중인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부시가 승리할 경우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MS의 경우 부시 행정부에서는 소송자체가 유야무야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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