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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재즈,어떤 뮤지컬 볼까

입력
2000.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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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테르-올 대 재즈깊어 가는 가을, 엄정한 고전주의와 도발적 재즈가 건곤일척 승부수를 띄운다. 극단 갖가지의 `베르테르'와 스타서치 엔터테인먼트의 `올 댓 재즈'인 두 무대는 소재와 주제, 표현 양식까지 정반대다.

사랑하게 된 여인이 남의 아내라는 이유 때문에 총알을 자기 머리에 관통시키는 청년의 이야기가 이 사이버 시대의 정서를 견뎌낼 수 있을까? “정서적 회고주의”라고 연출자 김광보씨는 겸사를 펼쳤지만, 이번 무대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국내 공연사에서 새로운 장을 펼칠 의욕에 넘쳐 있다. 유장한 고전에 뮤지컬의 옷을 입혀 라이브로 반주, 요즘 뮤지컬 팬의 눈높이에 맞춘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이 작품을 뮤지컬화하기는 처음이다.

이번 무대를 위해 특별 구성된 5인조 악단은 객석 앞에서 고급스런 실내악 선율로 뮤지컬 음악의 신지평을 연다. 모두 솔로이스트 기량을 갖춘 이들의 정교한 연주 덕택에 뮤지컬은 오페레타의 수준을 넘본다. 1시간 40분 공연 중 1시간 10분을 음악이 받친다. 연세대 작곡과 정민선 교수가 지은 36편의 낭만주의적 소품이다.

베르테르(서영주), 로테(이혜경), 남편 알베르트(김법래) 등 삼각관계의 주인공들이 한 자리에서 펼치는 갈등 연기가 무대의 절정이다. 괴테의 주옥 같은 언어를 노래로 펼쳐낸다. 이씨는 “볼거리와 감각 위주의 서양 뮤지컬이 범람하는 상황에서 빛나는 창작 뮤지컬”이라고 말했다. 퇴색해 가는 사랑의 원형적 감정을 일깨워 줄 무대다. 10~12월 3일 연강홀. 화ㆍ목ㆍ금 오후 7시 30분, 수ㆍ토 오후 4시 30분 7시 30분, 일 오후 3시. (02)762-0810

`올 댓 재즈'는 정반대다. `기타 등등'이라는 뜻의 관용어를 제목으로 쓴 이 뮤지컬은 뒷골목의 관능과 폭력, 우수마발 같은 인간들의 허무와 끈질긴 생명력을 펼쳐 보인다. 또 클래식적 우아함이 전편에 가득한 `베르테르'와는 정반대로, 잡초 같은 음악 재즈를 두텁게 깐다.

1960~70년대 브로드웨이 뮤지컬 음악의 황제로 군림했던 밥 포시의 화려한 삶을 그린 뮤지컬이다. 딸과의 갈등 등 극적 요소가 삽입되긴 하지만, 라이브 재즈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화려한 율동에 파묻히고 만다. 더비 해트, 흰 장갑, 바지 멜빵 등 브로드웨이를 점령한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시종일관 무대를 장식한다.

포시가 딸에게 춤을 가르쳐 주며 자신의 일생을 회고한다는 서술 구조다. 그러나 스토리는 중요치 않다. 창녀들의 끈적한 눈길, 국부에 가리개(서포트)만 한 군무 장면, 동성애적 장면 등 도시 뒷골목 풍경이 관객의 코앞에서 실연된다. 극단측은 “쇼로서의 뮤지컬을 보여주겠다”며 “춤만으로 1시간 30분을 끌고 간다”는 다짐이다. 35명의 배우가 모두 17곡의 스윙 재즈에 맞춰 군무를 펼친다. 한익평 구성ㆍ연출, 한국 뮤지컬의 대모 윤복희를 비롯, 주원성 양소민 등 출연. 22~12월 6일 LG 아트 센터. 월~금 오후 8시, 토ㆍ일 오후 3시 7시. (02)515-2890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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