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클(Miracleㆍ기적)은 없었다. 그러나 드라마(Drama)는 있었다.3연승후 3연패. 2000시즌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패권을 놓고 7차전에서 '마지막 승부'를 벌인현대와 두산의 빅쇼를 구경하기 위해 1만4,000명의 관중이 만원사례를 이룬 7일 수원구장.
경기 시작전 김인식 두산감독은"3연패후 2승을 올린 다음 폭탄주 2잔을 했다. 3연승을 한 후에는 4잔을 했다.
고스톱으로 치면 네번째 고를 외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농담을 할 정도로 7차전에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에 반해 현대벤치 분위기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선수,코치, 감독할 것 없이 비장감이 서려있었다. 결과는 현대의 6_2 승리.
현대는 96시즌 팀 창단 첫 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이어 98시즌 첫 한국시리즈 패권을 잡은지 2년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복귀했다.
태평양시절을 포함, 4번째 한국시리즈에 진출한현대는 이로써 통산 2번째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는46표를 획득한 퀸란에게 돌아갔다.
퀸란은 이날 결승 3점홈런 등 홈런 2개를 포함,4타수 3안타로 혼자 6타점을 올리는 등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3할8푼4리의 타율을자랑하며 홈런 3개를 포함해 10타점을 기록한 활약을 인정받아 이날 승리투수가되는 등 2승을 올린 팀동료 김수경을 32표차로 따돌리고 선정된 것.
외국인선수가 MVP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팀 선발은 1,4차전에 이어 세번째로 맞선 21살의 패기넘친 김수경(현대)과 36살의 백전노장조계현(두산)이었다. 나란히 1승씩을 주고 받은 이들은 이날 최후의 결투를 벌였다.
기선을 제압한 것은 현대. 2회말 1사 1,2루에서 퀸란이 주자일소 우중간 2루타를터뜨렸다. 그러나 프로야구사상 첫 3연패후 4연승의 기적을 노리는 두산은 4회초 반격에 나섰다.
선두타자 우즈가 김수경의 슬라이더를 끌어당겨 140m짜리 장외솔로포를 쏘아올렸다. 계속된 1사 2루에서 강혁의 적시타로 1점을 보태 순식간에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며 기적을 예고하는 듯 했다.
그러나 현대는 4회말 1사 1,2루에서 이날 경기의 히어로 퀸란이 잘 짜여진 각본에 쓰여있는 것처럼 조계현의 4구를 통타, 좌측담장 너머로 타구를 날려버렸다.
더 이상 기적은없었고 현대가 주연하고 두산이 조연한 2000시즌 한국시리즈라는 드라마 제7막의 막이 내렸다.
정연석기자
yschung@hk.co.kr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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