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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석기문화 전면 재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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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석기문화 전면 재검토해야"

입력
2000.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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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적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이제 일본 구석기 역사는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야 할 것 같다.”5일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에 의해 폭로된 일본 전기 구석기시대 유적 날조 사건(본보 6일자 35면 보도)을 바라보는 국내 고고학계의 반응은 격앙된 분위기 그 자체이다. 국내 학자들은 미야기(宮城)현 가미타카모리(上高森) 유적 발굴현장에서 후지무라 신이치(藤村新一ㆍ50) 도호쿠(東北)구석기문화연구소 부이사장이 자신이 소장중인 석기를 땅에 묻는 장면을 바라보면서 “국내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충북대 이융조(고고미술사학과) 교수는 “후지무라 단장이 땅을 파서 유물을 묻었다면 그 지층은 다른 곳보다 부드럽기 마련인데 이를 발굴대원 중 어느 누구도 몰랐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이는 우익적 성향이 강한 일본 학계가 후지무라 단장의 권위를 맹신했던 결과”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일본 사학계는 과거 일본 구석기 유적 연대가 매번 한국보다 늦는 것에 대해 커다란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선문대 이형구(사학과) 교수는 “그동안 일본이 구석기시대 출발 시기를 자꾸 끌어올리는 바람에 동북아시아 고고학이 뒤죽박죽이 됐었다”며 “이제 구석기시대뿐만 아니라 1만 2,000년 전에 시작됐다는 일본의 신석기시대도 다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대 유적과 유물의 연대측정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학자도 많다. 특히 일본 고고학계의 경우 석기의 형식이나 출토 당시 배열상태보다는 발굴된 지층의 연대를 최우선으로 삼는 고질적인 관행부터 고쳐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가장 과학적인 연대측정장치로 인정받고 있는 방사성 탄소연대측정기의 `오차 가능성'을 지적하는 학자도 있다.

단국대 손보기 석좌교수는 “1998년 미야기현 발굴현장을 방문했을 때, 출토 당시 석기유물이 마치 요즘 것처럼 가지런히 정리돼 있었다는 설명을 듣고 다소 의심이 갔었다”며 “방사성 탄소연대측정기도 사람 입김이나 토양의 불순물이 섞일 경우 오차가 나올 수 있으므로 이것이 절대적인 판단기준이 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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