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202호인 두루미 등 매년 수십만 마리의 세계적인 희귀철새들이 도래하는 강원 철원군 철원평야를 농민들이 갈아엎어 철새보호에 비상이 걸렸다.철원지역 농민과 사회단체로 구성된 `샘통철새도래지 지정반대추진위원회'회원 200여명은 6일 철원읍 관전리 노동당사 앞에서 문화재청이 추진하고 있는 철새보호지역 변경 및 확장계획을 전면 취소할 것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진뒤 대형 트랙터 100여대로 천연기념물 245호로 지정된 샘통철새도래지 주변 농경지 수만평을 모두 갈아엎었다.
이에 따라 월동을 위해 철원평야를 찾은 각종 철새가 먹이를 구할 수 없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눈이 내릴 경우 먹이 부족으로 탈진하는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주민들은 앞으로도 트랙터를 동원, 정부가 철새보호지역 변경 및 확대안을 취소할 때까지 매일 수만 평의 논을 모두 갈아엎겠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은 결의문을 통해 “철원 샘통지역이 철새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면 개발이 불가능해져 재산권이 침해되는 것은 물론 생계까지 위협받게 된다”며 “주민과 협의없이 추진하고 있는 철새보호지역 변경 및 확장계획을 백지화하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1973년 철원읍 천통리 샘통 일대 철새도래지 12만평을 천연기념물 보호지역으로 지정했으나, 최근 지역 지정이 잘못된 것을 밝혀내고 인근 농경지 12만499평으로 보호지역을 변경하는 계획을 추진해 왔다.
곽영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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