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참여하고 있는 주부이다. 내가 맡은 일은 표본조사로 50문항을 묻는데 각 가정을 방문해서 직접 면접해 기록한다. 그런데 다니다 보니 정말 어렵게 사는 분들이 많았다. 특히 고령화 사회 관련항목을 적을 땐 가슴이 메이기도 한다.어떤 할머니는 84세의 고령으로 거동조차 불편하시고 조그만 단칸방에 전기장판 하나에 의지해 전화도 없이 살고 계셨다. 아들 넷에 딸 하나를 두셨다는데 다들 형편이 어려워 도움을 구할 수 없다고 한다.
전세살던 방을 빼 사글세로 사시는데 조금 남은 돈 떨어지면 죽어야될텐데 걱정이시라며 눈시울을 적셨다. 자식들이 많으니 정부의 도움을 바랄 수도 없는 형편이라는 말씀에 할 말을 잃었다. 이번 조사를 계기로 정말 이렇게 힘드신 분들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은례·광주 남구 월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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