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7년 11월7일(러시아력 10월 25일) 아침에 눈을 뜬 상트페테르스부르크 시민들은 자신들이 다른 세상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하룻밤 사이에 러시아는 공산주의 국가가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트로츠키가 이끄는 혁명군은 거의무혈로 수도를 점령했다. 그날저녁 겨울궁을 접수할 때 수비대 여섯 명이 사망한 것이인명 피해의 전부였다.
그러나이 무혈 혁명은 그 뒤 세계 도처를 사람의 피로 적실 세계 혁명의 첫 단추였을 뿐이다. 프랑스에서 나온 '공산주의 흑서'(1997)라는 책의 서문에 따르면 공산주의에 희생된 사람의 수는무려 일억 명에 이른다.
물론 이 책은 그 서문 집필자 스테판 쿠르트아와 다른 공동 저자들의 이견으로 커다란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전반적으로 반공 프로파간다에 가까운 책이기는 하지만, 20세기의 공산주의 혁명이 늘 피비린내를 수반한 것은 사실이다.
러시아 시월 혁명은 그 시작부터 깔끔하지가 않았다. 마르크스는 서유럽의 가장 선진적인 사회에서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나리라고 예측했지만, 실제로 그것이 일어난 것은 유럽의 최후진국 가운제 하나인 러시아에서였다.레닌은 낮고 뒤떨어진 생산력 의에 생산수단의 소유 형태만을 형식적으로 바꾸어놓은 기형적인 혁명을 이룬 것이다.
그것 못지않게 지적돼야 할것은 혁명의 시작 단계에서부터 레닌이 보인 비민주성이다. 그는 그 해 말에 실시된 선거에서 볼셰비키가 패배하자 이듬해 봄 제헌의회를 폭력적으로 해산 시키고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총탄으로 답변했다.
레닌 못지않게 '좌파적'이었던로자 룩셈부르크 마저 레닌의 이비민주성을 한탄했다. 그것은 스탈린 시대에 최악에 이르렀다.차시즘과 함께,공산주의는 20세기 인류가 만든 가장 흉측한 괴물이었다.
/편집위원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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