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현대의 선택은우량 계열사 매각 등 고강도 자구를 통해 회생할 것인가, 아니면 채권단의 출자전환 또는 법정관리에 따라 경영권을 넘겨줄 것인가.
현대건설이 두 방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현대측은 일단 현대건설을 포기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며 자구계획을 대대적으로 보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있다.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은 5일 아침 이른 시간에 김윤규(金潤圭) 현대건설 사장, 김충식(金忠植) 현대상선 사장 등 계열사 사장단을 계동 사옥에 불러 계열사의 현대건설 지원 등의 문제를 협의하는 한편 채권단 관계자들을 만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그러나 현대가 마련중인 추가자구안의 핵심은 주식 및 부동산 매각과 정씨 가문의 지원 등이 대부분이어서 7일께 열릴 전체 채권단 회의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선 계열사 매각 등이 빠진 자구안에 대해 제2금융권 등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현대건설 채권단에 따르면 현대의 올해 자구계획 목표액은 총 1조6,000억원으로 7,200억원의 자구가 달성됐다.
문제는 남은 8,800억원으로 이중 5,000억원은 이행이 가능하다고 보고있고 나머지 3,800억원이 불투명하다. 따라서 3,800억원에 대한 자구안을 마련하면 된다는 입장.
현대 관계자는 "정몽헌 회장은 정몽준(鄭夢準) 현대중공업 고문, 정상영(鄭相永) KCC 명예회장, 정세영(鄭世永) 현대산업개발 회장 등과 잇따라 접촉, 지원을 요청했으며 이들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현대 계열사와 위성그룹 계열사는 현대건설이 보유중인 현대석유화학과 현대아산 등의 비상장 주식과 일부 부동산을 매입하거나 여유자금을 동원, 현대건설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사주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석유화학과 현대아산 주식은 1,600억원 규모에 달한다. 현대건설은 정몽헌 회장 및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사재 출자 1,500억원 정도와 서산농장 처분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추가자구안을 이르면 7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관계자는 “현대건설의 일부 사업부문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되고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3,800억원 수준은 충분히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체 분석이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추진중인 새로운 자구계획이 과연 `출자전환' 등의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당장 이번 주에만도 9일 삼성생명 회사채 250억원의 만기가 돌아오는데 이어 10일까지는 해외차입금인 BW(신주인수권부 사채) 900억원 등 총 1,15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2금융권의 현대건설 차입금 만기연장 문제도 지켜봐야할 문제다.
더욱이 계열사간 지원이나 정씨 일가의 지원이 법적테두리 내에서 진행되어야 하므로 운신의 폭이 좁고 채권단이 파악하지 못한 부채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있다.
/조재우기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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