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대학 설립 당시인 1982년과 현재의 교육상황은 판이하기 때문에 현실에 적합한 산업대학 육성책이 필요합니다.”이진설(61) 총장이 서울산업대를 일본 도쿄(東京)공업대학이나 중국 칭화(淸華)대학처럼 우수하면서도 수도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공계 대학으로 변신시키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이 총장은 91년 건설부장관, 92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98년 규제개혁위원장을 지낸 정통 관료 출신.
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산업 현장 적응력 전국 최고의 실사구시(實事求是)형 이공ㆍ디자인계 인재를 매년 꾸준히 배출해 온 서울산업대는 이미 수도권 핵심 공과대의 면모를 갖췄다”며 대학 발전 포부를 밝혔다.
-교육부의 국립대 발전계획안에 따르면 서울산업대는 실무중심 대학으로 분류됐는데 일반대학과 어떤 차이점이 있나.
“산업대는 전문대 졸업자와 재수생, 실업고 출신 및 근로자들에게 고등교육 이수기회를 주기 위해 설립한 학교다.
그러나 최근 일반대학의 특별전형 확대로 산업대의 구분 근거가 사라졌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을 연구중심, 교육중심, 실무중심으로 나누는 것은 무의미하다. 우리 대학 졸업생들의 뛰어난 실무 적응력을 높이 평가해 다른 국립대와의 차별을 없애야 한다.”
-산업대의 약점은 무엇인가.
“서울산업대는 전 교육과정의 57%를 실습에 할애해 당장 사회에 진출해도 적응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고 있고 IMF 한파 때부터 지금까지 졸업생 취업률이 80%에 육박할 정도로 경쟁력 있는 대학인데도 산업대라는 굴레에 묶여 각종 차별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학생 1인당 재정지원액이 4,274원(한국대학교육협의회 발전지표에 따르면 일반대는 6,458원)에 불과하고 교수 1인당 학부 재학생수도 43명(일반대 24명)에 달한다. 또 수업료가 서울대의 67%에 불과하지만 차액만큼의 정부지원이 없는 등 재정이 열악해 학생들의 후생복지가 뒤쳐지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서울산업대는 어디서 경쟁력을 발휘하는가.
“현장 실습 및 현장 방문교육 등을 통한 실천적 교육과 이를 방증하는 높은 취업률이다. 국내 150여개, 해외 11개 업체와 산학협력 협정을 맺어 교류하고 있는데 국내 대학중 가장 활발한 산학교류로 알고 있다. 일반대학과 다름없이 인문ㆍ사회ㆍ예능교육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정통 관료 출신으로 총장직을 수행함에 있어 장점이 많을 듯한데.
“정부와 예산협의때 아무래도 예전의 인맥과 노하우가 일조가 된다. 경제기획원에서만 30여년을 보냈기 때문에 산업체와의 협조문제가 원활히 이루어지는 예가 많다.
이를 통해 한강 이북 지역 150여개 업체와 산업대를 하나의 벨트로 묶는 산학협의회를 만들게 됐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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