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자의 눈] 못믿을 '검찰 넋두리'
알림

[기자의 눈] 못믿을 '검찰 넋두리'

입력
2000.11.06 00:00
0 0

한빛은행 불법대출, 신용보증기금 대출보증, 그리고 정현준?이경자 사건에 이르기까지 `의혹' 수사가 벌써 석달째. 국민들이 지긋지긋해하는게 어쩜 당연하다. 사건의 실체보다는 `K.K.K' 따위의 변질된 정치적 논전(論戰)에 더 솔깃해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이런 정서에는 검찰의 애매한 행보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사건 관련자의 신속한 신병확보는 수사의 ABC. 특히 관련자들의 진술에 태반을 의존해야 하는 이번 사건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도 벌써 핵심인물 여럿이 수사망 밖으로 사라져 버렸다. 미국으로 도피한 유조웅(柳照雄) 동방금고 사장과 숨진 장래찬(張來燦) 금융감독원 전 국장에 이어, 이경자(李京子) 동방금고 부회장의 자금관리인이자 로비창구로 알려진 오기준 신양팩토링 사장까지 국내를 벗어났다.

오씨의 출국을 막지못한 검찰의 해명은 간단하다. “지난달 26일 이경자씨의 출두 당일 오씨가 출국, 시간상 오씨의 존재를 파악하기 어려웠다”는 것. 묘하게도 이날 정치권에서는 장래찬씨가 자살 전 집을 나서는 것을 수사관들이 뻔히 보고만 있었다는 믿기 어려운 주장까지 제기됐다.

이번 사건은 검찰이 최대한 실체에 가깝게 성과를 낸다해도 그동안 워낙 불신이 깊어진 터여서 국민들을 상대로 따로 설득작업을 해야 할 판이다. 이런 상황에 핵심 인물들이 줄줄이 사라져 곳곳의 연결고리가 빠져버린 수사결과를 어떻게 납득시킬 수 있을까.

검찰은 매양 “죽어라 고생을 했는데도 안 믿어주니 답답하다”고 하소연을 해 왔지만, 아무래도 이번에는 이런 넋두리조차 할 처지가 아닌 것 같다.

손석민 사회부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