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년만에 정권교체가 된 멕시코가 공무원에 대한 전별금 지급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12월 1일 퇴임하는 에르네스트 세디요 대통령이 과거 대통령 이임식때 공무원에게 전별금조로 보너스를 지급했던 관행을 폐지하겠다고 밝히자 공무원사회가 들고 일어났다.공무원들이 보너스를 지급하라며 일손을 놓은 채 거리로 뛰쳐 나와 시위를 하는 바람에 대도시 교통은 물론 행정업무가 마비되는 극도의 혼란상태가 10월말 1주일가량 지속됐었다. 공공기관이 마비될 지경이 되자 정부와 의회는 지난 달 31일 일단 전별금을 지급한다고 발표, 사태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정부가 지급할 보너스 액수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자 공무원들은 이번 이임식때 공무원 한달 월급정도인 3,000페소(320달러)를 지급하라며 곧 전면 파업도 불사할 태세다. 지난 번 대통령 이임식때는 700페소(200달러)가 지급됐었다. 28년간 공직에 복무했다는 한 공무원은 한 부서의 책임자이지만 하루 100페소(10.5 달러)밖에 받지 못했다며 전별금은 생존권 문제라고 말했다.
전별금 폐지는 여당내 대통령 후보 경선 도입과 야당 후보의 선거 승리를 조기에 인정, 71년만의 정권교체를 가능토록 했던 세디요 대통령의 임기중 마지막 개혁작업이다. 실제 54억페소(5억7,000만달러)에 달하는 전별금은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과거 부패정권의 악습이기에 폐지돼야 한다는 개혁의 목소리가 높았다.
새로 취임할 비센테 폭스 대통령도 전별금 폐지에 찬성의 뜻을 밝혔으나 성난 공무원을 어떻게 끌어안고 새 정부를 이끌어 나갈 지 난감해 하고 있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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