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대 김무영(29ㆍ방송정보학과)씨는 `컴퓨터의 이해'라는 사이버강의를 듣는다. 얼마 전에는 인터넷으로 시험을 보는 낯선 경험도 했다.그는 “게시판을 통한 토론이 치열해 일반 강의보다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며 “다른 학교는 학생이 학교로 가지만 우리는 학교가 전국 20만 학생이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 원하는 방법으로 찾아온다”고 자랑했다.
`사이버 유니버시티'를 지향하는 한국방송통신대(총장 이찬교)가 21세기 대학 발전을 위한 새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1972년 `열린 교육, 평생 교육'을 표방하며 고등교육의 대중화를 위해 방송대가 정보화시대를 맞아 `디지털대학' `인터넷대학'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에는 원격강의의 원조인 영국의 `개방대학'(OUㆍOpen University)이 선정한 `세계 10대 원격대학'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 대학 교육매체개발연구소장 姜承求(41ㆍ방송정보학과) 교수는 “정해진 시간에 특정 건물에 모이는 근대식 대학 교육은 정보화시대에 맞지 않는 비효율적인 시스템”이라면서 “28년간 원격교육의 노하우를 쌓아온 방송대의 다양한 첨단수업방식은 타성적인 면대면(面對面) 교육방식의 대안으로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방송대는 인터넷, 위성TV, 전자도서관 등 다양한 매체로 학생이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가 곧 캠퍼스가 되는 `주문형 교육(Education on Demand)'을 구현하고 있다.
방송대의 교육방식은 무려 12가지. 출석수업은 물론,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강의, 580여 전 과목을 전자정보화해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 서비스하는 전자도서관, 대학본부와 13개 지역학습관을 초고속국가통신망으로 연결한 원격영상강의, CD롬이나 인터넷 코스웨어(courseware) 등 최첨단 정보통신기술이 모두 수용되고 있다.
특히 세계 최초로 자체 위성TV(OUN)를 보유, 조만간 재중동포 대상 강의도 개설할 계획이다. 이밖에 인터넷을 통해 각종 학습자료를 제공하는 학술정보시스템 `온누리'와 개별적으로 학업을 도와주는 튜터(가정교사)제 등 학습자 중심의 교육을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방송대는 국내 `사이버대학'의 메카이기도 하다. 강원대, 동국대 등 전국 14개 대학 컨소시엄으로 운영되는 `정보통신 사이버대학'의 회장대학으로 `컴퓨터의 이해' 등 2개 강좌를 열고 있다.
경북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 8개 대학과 함께 만든 `한국 가상캠퍼스'에서는 9개 강의를 개설하고 시스템 개발 등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이 대학 기획실 최대진 팀장은 “방송대는 96년과 98년 두 차례나 교육부 정보화우수대학으로 선정될 만큼 국내 사이버교육을 선도하고 있다”면서 “곧 석사과정까지 인터넷에서 마치는 사이버대학원도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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