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이 전국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이 여간 불안하지 않다. 9월 이후 전국에서 산발적으로 보고되던 홍역환자가 최근 경기 경북 충북지역에서 집단적으로 발병하여 초 중학교 등교중단 조치까지 내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목포 지역에까지 집단 발병함으로써 홍역은 전국에서 창궐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선진국에서는 거의 사라진 전염병으로 간주되던 홍역이 이렇게 느닷없이 번지는 현상은 어린이를 둔 부모는 말할 필요도 없고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홍역에 걸리는 어린이들이 예년에 없이 많다는 사실은 가을이 되기 전부터 보고 되었고, 9월 중순에는 충북 단양에서 중학생들의 집단 발병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약 3,000명의 환자가 생겨 뭔가 심상치 않다는 것은 예견되어 있었다.
이런 상황을 볼 때, 홍역에 대한 보건당국의 대응이 안이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95년 이후 단독 홍역백신 생산이 중단되고 대신 혼합백신으로 대치됐다. 따라서 홍역이 예년에 없이 심상치 않다면 보건당국이 유행원인에 대한 역학조사와 더불어 예방접종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를 해야 했다.
홍역백신은 과거 생후 한번만 접종하면 면역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이제 재접종을 하지 않으면 감염을 막을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서울의 경우를 보면 재접종률이 겨우 40%에 불과하다. 부모의 인식부족과 보건당국의 홍보미흡이 합쳐진 결과다. 이렇게 방역인식이 줄어든 틈을 타서 홍역이 다시 우리의 어린이들을 공격하고 있다.
우리는 혹시 보건당국이 수개월에 걸친 의약분업분쟁에 휘말려 행정력을 방역문제에 돌리는데 소홀한 점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보건당국은 우선 백신공급을 비롯하여 방역체계를 시급히 정비해야 하고, 아울러 왜 홍역이 다시 기승을 부리는가를 규명하는 역학조사에 나서야 한다.
홍역은 아직도 전세계적으로 한해 100만 명의 어린이 목숨을 앗아가는 전염병이다.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가 진전되면서, 그리고 지구환경 변화 등으로 퇴치됐던 것으로 알려진 전염병에 대한 새로운 학설들이 분분하게 나오기 때문이다. 말라리아와 홍역 등 최근 경기지역에서 기승을 부리는 전염병들이 일시적 대응책으로 넘어가기에는 깨름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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