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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소그룹활동' 다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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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소그룹활동' 다시본다

입력
2000.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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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정과 혼돈의 80년대, 당시 한국 미술은 누가 움직였을까. 당시 모더니즘과 민중미술 양대 세력에 파묻혀 제대로 인식되지 못했던 80년대 소그룹활동을 새롭게 조명해보는 전시회 `작은 담론 : 80년대 소그룹의 작가들' 이 문예진흥원 미술회관에서 6일부터 21일까지 열린다. `서울 80' `타라' `메타복스' 등 10개 소그룹에서 활약한 작가 22명의 작품을 보여준다.이 전시를 기획한 김찬동 문예진흥원 미술팀장은 “모더니즘과 민중미술이라는 거대 담론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소그룹 운동을 중심으로 활발히 펼쳐졌으나 평단은 당시 이들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 면서 “제도권 중심으로 쓰여져 온 미술사를 이제 다시 써야 할 시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소그룹작가들은 모더니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획일적이고 집단적인 거대담론에 저항하며 자신들만의 독자적 어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박정환 서용선(서울 80), 김관수 육근병 박은수(타라), 김용식 김태호(82현대화) 신영성 하용석 윤명재(난지도) 오상길 안원찬 홍승일(메타복스) 한운성 조덕현 김춘수(레알리떼 서울) 문범 홍명섭(3월의 서울) 노상균 이기봉(로고스 앤 파토스) 고낙범(뮤지엄) 이용백(황금사과) 등이 출품했다. 이들은 모두 화단의 중견으로 활약하고 있는 작가들이다.

평단은 우리미술이 모더니즘에서 포스트 모더니즘으로 곧바로 진행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으나 그렇지 않다. 모더니즘에서 탈피, 일상이나 개인의 경험, 무의식 등을 모노크롬 화면이 아닌 구체적인 형상으로 거리낌 없이 그리며 나름의 현대미술 어법을 찾기 위한 노력이 이 사이에 펼쳐졌다는 것이다.

모더니즘이 주도권을 잡았던 시절 제도권 작가들은 물질적 측면만 강조한 채 이미지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했으나, 소그룹 작가들은 물성으로부터의 이미지 회복을 꾀하고, 이를 좀더 확장한 입체나 설치작품에도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들의 언어는 감성적이고 극단적인 추상미술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상을 통해 활발히 표현됐으며, 회화에서 벗어나 입체나 설치미술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다.

모더니즘의 한계와 폐해를 지적한 것은 80년대 민중미술에서도 있었으나 소그룹운동은 미술의 사회적 기능이나 위상을 화두로 내세우지 않고 미학과 미술사적 차원에서 그 대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다르다.

이번 전시회는 10월초 한원미술관에서 열렸던 `현장의 미술, 열정의 작가들' 전시회의 확장된 버전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한원미술관 전시회는 장소가 좁아 9개 그룹, 11명의 작가밖에 출품하지 못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작가들의 작품 외에 10개 그룹에서 활동하던 작가들의 작품 자료와 그룹 리더들의 당시 활동을 설명하는 인터뷰 자료가 비디오 프로젝션을 통해 함께 공개될 예정이어서 미술사 연구에 귀중한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송영주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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