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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도 '귀족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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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도 '귀족마케팅'

입력
2000.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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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아파트 건설업체 실수요 부유층고객에 집중홍보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H아파트에 사는 주부 김모(53)씨는 최근 모 건설업체로부터 한통의 DM(다이렉트 메일)을 받았다. 내용은 이 회사가 분양하는 고급 아파트에 대한 소개와 함께 관심이 있으면 연락을 하거나 모델하우스를 찾아달라는 것이었다.

최근 60~100평짜리 대형 고급아파트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이들 아파트에 입주할 만한 부유층만을 겨냥한 이른바 `귀족 마케팅'이 성행하고 있다.

고가 의류나 보석, 외제 고급 자동차 판매에 주로 활용되는 `귀족 마케팅'이 아파트 시장에도 파고든 것.

특히 건설업체들은 이를 위해 분양 대행업체를 따로 두는 경우가 많다. 현대건설이 9차 동시분양에 내놓은 한남동 하이페리온의 분양 대행업체인 신일개발은 동시분양 청약에 앞서 구매력이 있는 부유층 10만명에게 4차례 DM을 발송했다.

70~82평형인 이 아파트는 사실상 일반 서민들에겐 `그림의 떡'. 따라서 마케팅 방식도 구매력이 있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게 분양업체의 생각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대기업 임원, 벤처기업 CEO, 골프회원권 소유자, 주요호텔 멤버스클럽 회원, 대형 외제차 소유자들의 명단을 확보하고 있다”며 “최고 30만명까지 명단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부유층 고객 명단만 확보해 정보를 제공하는 업체도 10여 군데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제공 대가는 1명당 300원꼴. 내용도 매우 구체적이고 신빙성이 높다.

현대측은 또 모델하우스를 찾는 고객 200명에게 7~8만원짜리 고급 꽃바구니를 전달하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차(茶) 46가지를 전시, 시음회도 열고 있다.

삼성물산의 `타워팰리스', 현대산업의 `I 스페이스', LG건설의 `한강빌리지' 등도 `귀족 마케팅' 전략을 쓰고 있다. 이들은 모두 60~90평형대의 대형 고급아파트라는 공통점이 있다.

현대산업 오현철 과장은 “분양가가 20억원이 넘는 아파트들이기 때문에 어차피 수요층은 한정될 수 밖에 없다”며 “DM업체를 통해 공개된 자료와 우리가 자체적으로 수집한 자료를 가지고 홍보에 나선다”고 말했다.

실제로 10차 동시분양에 나온 삼성동 `I 스페이스'의 평당 분양가는 2,000만~2,100만원. 96평짜리 펜트하우스 7세대의 분양가는 29억 5,000만원에 달한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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