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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유적 내가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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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유적 내가 지킴이"

입력
2000.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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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생 자원봉사대회 문화부장관상 이예진“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어른들이 할 일에 그만 끼어들어라….”

강원 영월 `유적지킴이' 이예진(18ㆍ사진ㆍ강원 영월군 영월읍 석정여자종고 2)양은 3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회 전국중고생자원봉사대회'에서 문화관광부 장관상을 받은 뒤 한동안 눈시울을 붉혔다.

“부모님도 친구도 학교 선생님도 제대로 이해해 주지 않았어요. 그동안 너무 어려워서 저도 모르게 ….”

예진양이 향토유적을 지키는 `외로운 싸움'에 나선 것은 초등학교 3학년때 여름방학 숙제를 위해 향교를 찾으면서부터. “멋들어지게 휘어나간 옛 건물의 곡선에 반해 한 참을 서 있었어요.

우리 집이나 학교 건물하고는 너무나 달랐어요.” 어느날인가부터 영월의 유적지에는 노트와 사진기를 옆에 낀 `자전거 소녀'가 등장했다.

10여년간 답사의 느낌과 유적관리의 문제점을 꼼꼼히 기록해 온 `애향(愛鄕)일기'는 예진양의 두 손으로 잡기 힘들 정도다.

“지난해 동강댐 문제가 불거졌어요. 그런데 아무도 유적 보호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더라구요.” 예진양은 지난해 10월부터 관광객들의 발길이 많이 닿는 단종 관련 문화유적지 10곳을 선정, 보고서 작성에 들어갔다.

문화재 훼손 여부와 주변 환경을 관찰하며 무려 43번의 답사를 마쳤다. “사진과 함께 A4용지 30여장 분량의 보고서를 군청에 보내 시정을 건의했어요.

한동안 `영월에서 쫓겨나겠다'는 말까지 들려왔어요.” 처음에는 나 몰라라 하던 군도 예진양의 열정에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쓰러져 있던 `장릉'의 푯말이 다시 세워지고, 낡아 곧 무너질 듯 하던 `청령포' 선착장도 새로 세워졌다.

쓰레기로 몸살을 앓던 `광풍헌'과 `자규루'도 깨끗이 단장되는 등 예진양이 지적한 40개의 문제점 대부분이 고쳐졌거나 개선 중에 있다.

“충절의 고향 우리 영월을 많이 찾아주세요. 유적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관광객이라면 모두 환영이예요.”라며 환희 웃는 예진양은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얻은 문화선진국의 유적관리 기준을 연구, `영월판' 기준을 만들고 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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