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울 대역전 경주대회는 마라톤을 포함한 한국장거리의 탯줄이다. 1955년 창설이래 한국마라톤을 이끌어갈 신인들을 배출해낸 대회가 바로 대역전 경주대회다. 백승도 황영조 김완기 이봉주 김이용 등 간판스타들이 바로 이 대회를 등용문으로 삼아왔다.수많은 육상인들이 대역전 경주대회를 `한국마라톤의 밑거름'이라고 입을 모으는 것도 신인을 발굴하고 중장거리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제46회 부산~서울 대역전 경주대회(주최 한국일보 일간스포츠 hankooki.com 대한육상경기연맹)에 참가하는 150여명의 선수중에는 장차 한국마라톤을 이끌어갈 차세대 유망주들이 대거 포함돼 대회의 질을 높이고 있다.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충북의 기대주 유영진(서원대)과 잇따라 충북에 패권을 내줘 설욕을 다짐하는 서울의 이성운(건국대)은 돋보이는 기대주. 유영진과 이성운은 충북체고 동기생으로 95년 전국체전 남자고등부 10㎞ 도로경기서 나란히 손을 잡고 1위로 골인, 실격당한 주인공.
졸업후 이성운은 건국대, 유영진은 서원대로 각각 진학했지만 여전히 진한 우정을 나누고 있다. 지난해까지 충북팀으로 같이 뛰었으나 올해에는 이성운이 서울팀 소속으로 출전, 라이벌로서 뜨거운 경쟁을 펼치게 됐다. 유영진은 지난해 역전경주 최우수선수상, 이성운은 우수선수상을 받았다.
다시 한번 `마라톤 명가'를 꿈꾸는 코오롱의 기대주 지영준(충남)도 눈여겨 볼만 하다. 충남체고 졸업후 마라톤 기대주로 코오롱에 입단, 명장 정봉수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는 지영준은 10월 전국체전에서 5,000㎙에 이어 20㎞단축마라톤서도 우승, 중장거리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다.
대역전 경주만이 갖는 또 하나의 묘미는 선배가 후배들을 끌어주고 후배는 선배를 뒷받침하는 팀워크에 있다. 올해도 노장 백승도(한전) 형재영(한국조폐공사)과 이봉주의 뒤를 이을 제인모 오성근(이상 상무) 등 차세대 마라토너들이 후배들을 이끌고 고장의 명예를 위해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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