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꼭 50년 전 오늘 아일랜드 출신의 영국 작가 조지 버너드 쇼가 94세로 죽었다. 음악 평론에서 출발한 쇼의 글쓰기는 극작, 소설, 연극 평론, 에세이 등 산문 문학의 전 장르에 걸쳐 있다.'시저와 클레오파트라' '인간과 초인' '성녀 존' '피그말리온' 같은 그의 희곡들은 쇼를 20세기 영국 최고의 극작가로 만들었다.
1913년에 초연된 '피그말리온'은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한 런던 토박이 처녀가 헨리 히긴스라는 언어학자의 도움을 받아 최고의 숙녀로 뒤바뀌는 과정을 그렸다.
이 작품은 1956년에 '마이 페어 레이디'라는 제목의 뮤지컬로 개작돼 무대에 올랐고, 1964년에는 같은 제목으로 영화화되었다. 쇼는 1925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비록 상금은 거절했지만. 쇼는 단순히 서재 안의 작가가 아니라 전투적인 사회 운동가이기도 했다. 가난으로 중등 교육도 채 마치지 못한 그는 자신의 작품 속에서 당대 영국 사회의 위선을 가차없이 비판했을 뿐만 아니라, 1884년에는 토머스 데이비드슨, 시드니 웹 등과 함께 페이비언 협회를 창설해서 영국의 사회민주주의 운동을 이끌었다.
점진적 개혁을 통해 영국에 민주적인 사회주의 사회를 건설하고자 했던 페이비언 협회의 노력은 1906년 노동당 창당의 밑거름이 되었다.
사회민주주의가 추구하는 느슨한 평등주의가 자유의 고른 분배를 포함한다면, 쇼가 꿈꾸었던 사회는 현재와 미래의 인류가 마땅히 떠맡아야 할 숙제이기도 할 것이다.
쇼와 관련된 일화 한 가지. 한 기자가 쇼에게 물었다. "금요일에 결혼한 부부는 불행해진다는 속설을 믿으십니까?" 쇼가 대답했다. "물론이지요, 그들이라고 예외는 아닐 테니까요." 쇼는 결혼했다.
고종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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