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 6년 김선흥 강화군수'행정소송에서 패소하더라도 러브호텔만큼은 절대 허가해줄 수 없습니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춰 러브호텔이 난립해 있을 법한 인천 강화도. 그러나 이곳에는 수도권신도시일대에 독버섯 처럼 퍼져있는 러브호텔을 구경조차 하기 힘들다. 당연히 러브호텔신축 등을 둘러싼 집단민원도 없다.
업자들 온갖 민원맞서 초지일관 '不許정책' 화제
김선흥(64) 강화군수가 1995년 민선 초대군수에 선출된 이후 98년 재선을 거쳐 지금까지 6년동안 재임하면서 여관 등 숙박시설 신축허가를 일절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러브호텔 불허'는 김 군수의 소신이자 `신앙'이다. “민족의 성지이자 자연생태계의 보고(寶庫)인 강화도에 러브호텔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면 지역이미지를 손상시키는 것은 물론 조상께도 죄를 짓는 것입니다” 김 군수의 말대로 강화도 일대에는 단군왕검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제단을 쌓았다는 마니산 참성단와 고인돌 등 곳곳에 역사문화유적이 즐비하다.
강화도는 고려시대 몽고의 외침에 맞서 끝까지 나라를 지졌던 애국충절의 고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김군수는 초지일관적인 소신행정은 업자들로부터 온갖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업자들은 섬지역 특성상 끈끈한 친분과 지역개발을 내세우며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왜 허가를 내주지 않느냐”고 따지기 일쑤었다. 관광개발붐이 일던 95년8월부터 1년간 하루가 멀다하고 군수실을 찾아가 심한 욕설과 함께 집기를 내던지는 등 소동을 벌였다.
일부 업자들은 김군수가 관선시절 허가가 나 영업중인 기존업자로부터 금품로비를 받아 신축허가를 내주지 않는다는 악성루머를 퍼뜨려 김군수를 곤경에 빠뜨리기도 했다.
건축허가권을 놓고 군과 업자들간 법정소송도 여러 번 있었다. 업자들은 96년부터 2년간 모두 6건의 행정소송을 제기, 4건은 군이 패소했으나 2건은 승소했다.
그러나 김군수는 행정소송에서 패소해도 모든 책임을 자기가 지겠다며 직원들에게 절대로 허가를 내주지 말 것을 지시하곤 했다. 98년4월에는 준농림지와 상업지역내 접객업 시설을 막는 관련조례안을 제정, 러브호텔 신축을 적극 막아왔다.
김 군수는 “행정재량권을 발휘하면 러브호텔은 얼마든지 내줄 수도 있고 아예 막을 수도 있다”며 “러브호텔이 난립한 지역은 뭔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꼬집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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