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직장동료 부인-아들 인터뷰장래찬 전 금감원 국장이 유서에서 도움을 주었다고 지목한 옛 직장 동료 부인 이모(55ㆍ여)씨는 1일 새벽 경북 구미의 법륜사(일명 죽장사)에서 기자와 만나 “장 전 국장은 내 명의로 주식투자를 했을 뿐이며, 오히려 나는 모든 재산을 날린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인터뷰 도중 시종 장씨에 대해 격앙된 감정을 드러내며, 몇차례나 “기가 막히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_장씨로부터 7억원을 받았나.
“그가 내 명의를 빌려 주식투자를 한 것이다. 그에게 단 한푼도 받은 적이 없다.“
_장씨가 도움을 주었다고 했는데.
“무슨 소리냐. 나는 그의 엉터리 정보 때문에 모든 재산을 날렸다.
그가 지난 3월 한국디지탈라인 주식을 사면 5만~10만원으로 오를 것이라고 권해 주당 3만5,200원에 대거 매입(장씨는 유서에서 7만주라고 언급)했다가, 지난 9월 매입가의 10%인 3,600원에 주식을 팔아 빌린 돈을 갚는 등 모두 정리했다.”
_장씨가 한국디지탈라인 사장 정현준씨로부터 받았다는 주식 손실보전금을 전달받았는가.
“돈을 받았으면 여기(법륜사)에 와서 한달에 50만원받고 밥해 주고 있겠느냐. 전세집도 얻을 돈이 없어 간신히 대학다니는 아들의 하숙방만 마련해준 상태다. 정말 자살해야 할 사람은 나다.”
_최근 장씨로부터 연락이 있었나.
“지난달 10일 이 곳에 내려 온 뒤 계속 전화가 왔다. `이대로 가면 징역 9년형도 더 받게 생겼는데, 도와주면 집행유예가 날 수 도 있다`며 `살려달라'고 했다.
하지만 아들이 `사실대로 밝히자'고 했고 마지막에는 장씨도 포기한 듯 “도저히 금액을 못 맞추겠다. 사실대로 말하라`고 했다.”
_장씨를 알게 된 것은.
“남편이 재무부 근무시절 좋아하던 부하 직원이었다. 93년 남편이 숨진 뒤 장례위원장을 맡았고 명절이나 제사 때 집으로 찾아오곤 했다.”
한편 이날 낮 재학중인 서울 모대학 교정에서 만난 이씨의 장남(25)도 “장씨의 유서는 온통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면서 분을 참지 못했다.
그는 “장씨가 지난 주 내내 `당신들을 도와준 것으로 입을 맞춰달라'고 수십 차례 전화로 애걸했다”면서 “자기의 비리를 피해자인 우리 가족에게 모두 뒤집어 씌우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장래찬씨 빈소표정
張 前국장 빈소표정
장래찬(張來燦) 전 금융감독원 비은행감독 1국장의 유족은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영안실에 장씨의 빈소를 마련했다. 장씨의 아버지와 형 래형(62)씨 등은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듯 침통한 표정으로 취재진에게 “억울한 죽음이다.
더 이상 괴롭히지 말라”며 일체의 답변을 거부했다. 장씨의 부인 박모(47)씨는 요양차 강남구 대치동 이모 집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의 이모는 “혜정이가 지난해 머리를 다친 이후 기억상실증에 걸려 남편의 죽음을 알려도 곧 잊어버린다”며 안타까워했다.
장씨가 유서에 `장모 곁에 묻어달라'고한데 대해 박씨 이모는 “장서방이 얼마 전 장모 묘지에 다녀와 `참 편안한 곳'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한편 빈소에는 S건영 대표이사가 보낸 화환 1개만이 놓여 있을 뿐, 조문객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강 훈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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