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W 900억 3일 만기현대건설의 생사를 가늠할 D-데이(3일)가 임박하면서 정부 및 채권단과 현대측의 긴박한 막판 힘겨루기가 전개되고 있다. 특히 3일에는 현대건설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8,000만달러(900억원)에 대한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에 초조한 상황이다.
채권단은 “특단의 자구안을 내놓지 않으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경고를 흘리며 전방위 압박에 들어갔고, 현대측은 분주히 계산기를 두드리며 대주주 사재출자 등을 포함한 추가 자구안 마련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 전방위 압박에 나선 정부와 채권단
“이제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현대측이 잘 알아서 판단할 것으로 믿는다.”(채권단 고위 관계자) 3일로 예정된 퇴출기업 명단 발표를 불과 이틀 앞둔 1일, 정부와 채권단은 “가장 유력한 방안은 법정관리” “법정관리 여부는 좀 더 지켜보자” 는 등 초강경 발언을 통해 현대측에 최후통첩을 했다.
정부와 채권단은 일단 정주영 전 명예회장과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사재출자를 회생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 김경림 외환은행장은 이날 “충분한 사재출자 등 대주주의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 현대측이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서산 간척지 자체 매각 등 1~2건의 추가 자구안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채권단이 강경방침으로 돌변한 것은 `시장'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동아건설 퇴출, 현대건설 1차 부도 등으로 혼란이 예상됐던 금융시장이 오히려 안정세를 보이면서 자신감을 심어줬다는 분석이다.
▲ 현대, 자구안 등 대책마련 부심
현대측은 “우리는 퇴출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지만 정부와 채권단이 최근 갑자기 강경 분위기로 돌아선데 대해 아연 긴장하는 모습이다. 현대는 일단 3일 돌아오는 신주인수권부사채 상환자금 900억원의 자체 조달이 힘겨운 상태다. 간신히 1차 부도 위기를 넘기면서 엄청난 체력을 소모한데다 상환해야 할 부채가 줄줄이 쌓여있어 상환을 하더라도 `산 넘어 산'이다.
현대측은 그러나 “신주인수권부 채권에 대해서는 준비가 되어 있지만 무난하게 처리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해외금융기관들이 한꺼번에 풋옵션을 행사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대측은 이와함께 우선 정몽헌 회장, 정주영 전 명예회장 등 오너 일가의 사재출자와 서산농장(장부가격 6,400억원) 매각 등 처리를 검토하고 있다. 현대는 정 회장의 유가증권을 매각, 사재출자를 통해 최대 1,000억원대의 현금을 돌리고 정 전 명예회장의 현대건설 회사채 1,700억원을 출자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또 서산농장을 은행에 담보로 제공하거나 형제 회사 등에 매각, 3,000억원대의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 될 전망이다.
또 10월18일 발표한 4차 자구계획안에 포함됐던 현대아산 주식매각, 전환사채(CB)발행 등을 이른 시일내에 진행해 현금 유동성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없고 자구안의 이행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현대사태의 한 가운데 서 있어야할 정몽헌 회장이 해외출장에서 돌아오지 않고있어 답답한 지경이다. 더욱이 채권단 내부에서도 현대건설 처리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이 많은 것도 현대건설에는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재우기자
josus62@hk.co.kr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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