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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대선 미국의선택 / 고어.부시 '캘리포니아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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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대선 미국의선택 / 고어.부시 '캘리포니아충돌'

입력
2000.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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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을 잡아라.'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가 약속이나 한 듯 서해안일대에 대한 표밭갈이에 나섰다. 두 후보는 특히 50개주 중 54명이라는 최다선거인단이 배정된 캘리포니아주를 차지하기위해 31일 `OK목장의 결투'를 방불케 하는 대회전을 벌였다.

태평양을 바라보는 캘리포니아, 오리건(선거인단 7명), 워싱턴(11명)등 서해안 3개주는 당초 캘리포니아주는 민주당 우세가 확실하고 나머지 2개주는 선거인단수가 많지 않아 중서부와 남동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요시되지 않던 지역이었다.

그러나 두달전까지만해도 10%포인트가 넘는 차이로 확고한 고어 텃밭이었던 캘리포니아주가 무려 17번이나 이곳을 찾으며 공을 들인 부시 진영의 공략이 효험을 발휘하기 시작, 최근들어서는 5%포인트 내외로 격차가 줄었다.

또한 당초 고어가 경합우세를 보였던 워싱턴주도 공화당의 대대적인 TV광고공세 등에 힘입어 부시 지지율이 급상승, 로이터통신의 30일 조사에서 45%로 동율을 기록하는 혼전양상으로 변모했다. 오리건주도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백중세를 보이는 중이다.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민주당에 몰표를 안겨주었던 캘리포니아주가 이같은 이상기류에 휩싸이자 당황한 고어는 31일 오리건주 유세를 서둘러 마친후 저녁 예정에 없이 캘리포니아로 향했다. 고어는 당초 투표일까지 캘리포니아는 들르지 않을 계획이었다.

하루전 부시가 훑고 간 버뱅크시에 도착한 고어는 “이번 선거는 번영의 지속이냐, 침체로의 회귀냐를 결정짖는 중요한 선택”이라고 강조하고 “대통령은 정책과 행정능력을 토대로 뽑아야지 인기투표하듯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고어는 이날 밤 하루전에 부시가 출연했던 NBC의 투나잇 쇼에 등장,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은 조만간 비장의 카드인 빌 클린턴 대통령을 이곳에 투입, 마지막 표다지기를 할 예정이다.

부시도 존 맥케인 상원의원과 이틀째 캘리포니아주를 누비는 강행군을 펼쳤다. 부시는 새너제이에서 행한 연설에서 이 지역의 히스패닉계를 의식, “나의 보수주의는 모든 인종을 포용하는 온정적 보수주의”라고 전제하고 “누가 진정으로 서부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지 판단해달라”고 주장했다.

부시는 이날 오후 캘리포니아주 유세를 마치고 워싱턴주의 벨뷔와 시애틀 등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민주 다수당 탈환 '호기'

연방하원선거

대선과 상원의원 선거 못지않게 전 의석을 다시 뽑는 임기 2년의 연방하원 의원 선거도 접전이다. 현재 하원은 전체 435석중 공화당 223석, 민주당 209석, 무소속 2석, 공석 1석으로 상원과 마찬가지로 여소야대다.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1994년에 공화당에 내준 다수당지위를 되찾기 위해 유력한 정치신인에게 정치자금을 대거 지원하는 등 총력체제를 가동 중이다. 선거분석가들은 추세로 보아 민주당이 다수당을 탈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현역의원 중 공화당이 정계은퇴(18명)와 상원의원ㆍ주지사 상향출마로 25명이나 재출마를 포기한 데 비해 민주당은 출마포기자가 9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미국 선거는 현역 의원이 절대적으로 당선에 유리하다.

또 집권당이면서도 다수당인 공화당이 매번 법안을 부결시키거나 빌 클린턴 행정부의 정책에 대립되는 법안을 가결시키는 등 여소야대의 설움을 톡톡히 겪은 민주당이 1년전부터 리처드 게파트 원내총무를 사령탑으로 표밭을 누비는 등 절치부심해온 것도 작용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지기반이 확실한 베르니 샌더스(버몬트주) 의원 등 무소속 2명이 당선된다는 전제 아래 6석만 추가하면 다수당 복귀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역의원들은 대부분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어 34석에 달하는 공석지역에서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이들 지역에선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접전이 계속되고 있다. CNN과 로이터통신은 이들 지역에서 두 당이 17석씩 나눠가질 경우 민주당이 217석을 차지해 턱걸이로 다수당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인터넷 투표거래 시도

`앨 고어는 백악관으로, 랠프 네이더는 5%고지로.' 성향이 비슷한 앨 고어 민주당 후보와 랠프 네이더 녹색당 후보 지지자들이 인터넷 투표거래를 통한 `윈-윈'을 시도,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3~4일 전부터 인터넷 상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투표거래는 고어와 부시의 접전지역에서는 네이더 지지자가 고어에게 투표하고, 고어 승리가 확실한 지역에서는 고어 지지자 일부가 네이더에게 투표한다는 것이다.

현재 3~4% 정도의 지지율을 보이는 네이더가 5%의 지지를 얻으면 연방정부의 보조금을 타낼 수 있다. 이를 위해 사이트운영자는 유권자의 지지후보 이름과 함께 e-메일주소를 적게 한 후 신분검증을 거쳐 파트너를 정해주고 있다. 또 상세한 판세분석과 지지율에 따른 유권자 행동요령, 법적 대처방법까지 친절하게 게시했다.

부시 진영은 이 행위가 명백한 투표부정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캘리포니아 공화당 소속 주장관인 빌 존스는 지난달 30일 “인터넷 투표거래는 유권자의 선택을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 `중요한 요인(valuable consideration)'을 이용할 수 없도록 한 법을 위반했다”며 “거래에 참여한 사람들을 조사하고 처벌토록 하겠다” 고 으름장을 놓았다.

존스 장관의 경고 후 몇몇 사이트는 폐쇄됐으나 대부분은 표현의 자유 등을 내세우며 반발하고 있다. www.voteswap2000.com을 운영하는 웹디자이너 윌리엄 코디는 “우리는 투표거래를 유도하는게 아니고 유권자끼리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할 뿐”이라며 “누구도 표현과 회합의 자유를 통제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인터넷 투표거래를 막을 방법도 마땅치 않다. 사이버 공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는 인터넷통신의 속성으로 인해 거래자들을 일일이 밝혀내기도 어렵고 실제로 불법행위를 했는지 증명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네이더 변수를 은근히 즐기던 부시와 전전긍긍하던 고어가 인터넷으로 입장이 뒤바뀌는 형국인 셈이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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