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박문일교수 임상시험앉은 자세로 아기를 낳으면 제왕절개를 절반 가량 줄일 수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한양대 의대 산부인과 박문일 교수는 3월부터 8월 말까지 좌식(坐式) 분만의 일종인 그네 분만대를 이용해 출산한 260명과 기존 와식(臥式) 분만대를 이용한 임산부 870명을 비교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임상시험 결과 누워서 분만한 여성은 870명 중 185명(21.3%)이 제왕절개를 통해 출산한 반면, 좌식 분만대를 이용한 여성 260명 중 제왕절개수술을 받은 경우는 31명(11.9%)에 불과했다.
특히 초산(初産)인 경우는 분만 자세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 누워서 아기를 낳은 초산모는 503명 중 159명(31.6%)이 제왕절개로 출산했지만, 좌식 분만대를 이용한 초산모의 경우 229명 중 31명(13.5%)으로 3분의 1에 그쳤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출산법은 결코 임신부를 눕게 해서 분만하지 않았다”며 “앉은 자세로 아기를 낳으면 태아의 중력을 이용하기 쉽고 임신부의 움직임도 자유롭기 때문에 진통시간이 단축되고 출산도 훨씬 수월해진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제왕절개 출산율은 43%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적정률 10~15%를 3배 이상 초과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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