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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추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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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추축국

입력
2000.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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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란 '오늘속으로'를 신설합니다. 과거속의 오늘 일어난 사건이나 그 날과 관련된 인물을 통해 인류의 삶과 역사의 의미를 짚어보는 기획입니다.▲추축국

추축국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연합국에 맞서 싸운 파시스트 국가들, 특히 독일, 이탈리아, 일본 세 나라를 일컫는 말이다. 이 추축국이라는 말은 이탈리아의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가 1936년 11월 1일 밀라노에서 '로마-베를린 추축'의 창설을 선언한 데서 비롯됐다.

무솔리니는 이탈리아의 외무장관이었던 자신의 사위 갈레아초 치아노가 그보다 앞서 히틀러와 함께 체결한 독일-이탈리아 친선 협정을 이 날 '추축(Asse)'이라고 부름으로써 두 나라의 제휴 관계를 유 럽과 전세계에 과시했다.

이 '로마-베를린 추축'은 독일과 일본, 이탈리아 사이의 방공협정(防共協定)을 거쳐 1940년에는 세 나라 사이의 군사동맹으로 이어지면서 베를린-로마-도쿄 추축으로 발전했다.

추축이라는 말은 그래서 정치학에서는 군국주의와 파시즘적 동맹의 상징이다.

오늘날 이 파시스트 추축은 정치의 주류에서는 비껴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사라진 것도 아니다. 사회주의 체제의 몰락 이후 그 빈 자리를 채우고 있는 극우 민족주의는 이런 파시스트 추축의 부활을 우려하게 만든다.

유럽의 신나치주의자들에서부터 일본의 이른바 '자유주의 사관' 추종자들에 이르기까지, 세계 도처의 극우 민족주의자들은 은밀한 추축을 통해 파시스트 담론의 맥놀이를 만들어내며 인종 사이의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메시지는 세계화의 폭력적 진행 속에서 좌절하는 대중들에게 작지 않은 호소력을 지니고 있다. 파시스트 추축에 맞선 민주주의자들의 국제적 연대, 곧 인류의 우애와 평등에 기초한 민주주의적 추축이 필요한 것은 그래서다.

고종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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