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러분을 믿는다. 긴 말 하지 않겠다. 원칙을 갖고 확실하고 투명하게 개혁을 해달라.”김대중 대통령이 31일 4시간여 동안 국무회의와 `4대 개혁 추진현황 보고회의'를 잇달아 주재, 경제팀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당부한 말이다.
김 대통령은 오전 국무회의에서는 금감원의 거듭나기를 강조했고, 도시락 점심을 들면서 진행된 `4대 개혁 보고회의'에서는 확실한 개혁의지를 천명하고 각료들의 헌신을 강조했다.
점심, 부문별 보고, 김 대통령의 당부 순으로 2시간 동안 진행된 보고회의는 동아건설의 사실상 퇴출 결정, 현대건설의 1차 부도 등으로 비장감 마저 감돌았다.
김 대통령은 보고회의에서 “여러분은 국운을 좌우할 위치에 있다”면서 “두 손을 합장하는 심정으로 일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세계와 국민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퇴출 시킬 기업은 퇴출 시키고 살릴 기업은 살려 국제사회와 시장의 신뢰를 얻도록 하라”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김 대통령은 특히 이근영 금감위원장에게 “자리를 맡자마자 고생한다”고 위로하고 “비리 관련자를 엄격히 가려내고 `클린 금감원'으로 다시 태어나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도록 하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그러나 위축 돼서는 안되며 흔들리지 말고 금융개혁을 완수하라”면서 “나도 지켜볼 테니 소신을 갖고 일을 해달라”고 신임 의사를 밝혔다.
김 대통령의 당부에 경제장관들은 각오를 다졌다. 진 념 재경부 장관은 “개혁을 정확하게 하지 않으면 시장과 외국의 신뢰를 잃는다”면서 “회생 여부를 엄격히 가리고 기업경영이 투명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금감위원장은 “대통령과 정부, 국민에게 죄송하고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면서 “금감원이 다시 태어나 투명하게 일을 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위원장은 퇴출 기업의 조속한 결정 방침을 밝히면서 “부실 기업 퇴출을 상시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전윤철 기획예산처장관은 “노사간 대화를 충분히 하면서 공공 개혁을 매듭 짓겠다”고 말했고, 안병우 국무조정실장은 규제 개혁 의지를 밝혔다.
김 대통령은 국무회의와 보고회의를 마치면서 “어려움을 개혁으로 응전하면 극복할 수 있다”면서 “한 달 후에 다시 보고를 받겠다”고 말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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