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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국악인 성경린선생 국악상기금 1억원 쾌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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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국악인 성경린선생 국악상기금 1억원 쾌척

입력
2000.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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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순을 맞은 국악계 최고 원로 관재(寬齋) 성경린 선생(종묘제례악 예능보유자)이 국악상 제정에 써달라며 기금 1억원을 내놔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 구순 기념 행사에서 국립국악원에 1억 700만원을 전달했다.평생 국악 외길을 걸으며 검소하게 살아온 선생이 각종 대회 심사료, 원고료 등을 푼푼이 모아 만든 정재다. 국립국악원은 이것으로 그의 호를 딴 관재국악상을 제정, 국악 실기ㆍ작곡ㆍ국악학ㆍ국악 진흥 분야의 공로자 가운데 1명을 내년부터 시상하기로 했다.

29일 행사에는 전국의 거문고 연주자가 다 모이고 국립국악원 연주단이 출연해 축하 공연을 했다. `관재 성경린 선생 구순 기념 국악학 논총' `관재 논문집', 선생의 수필집 `국악의 뒤안길'(3권 모두 은하출판사 발행)의 출판기념회도 겸했다.

선생은 평소 인품대로 겸손한 인사말로 감사를 표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가야금 연주자 황병기(이화여대 교수)는 “성경린 선생 자체가 바로 아악”이라고 말했다. 아악의 단아함과 품격 높음 그대로 살아온 그의 삶에 바치는 존경의 표현이라고 하겠다.

선생은 궁중음악 전승의 살아있는 상징이다. 15세 때인 1926년 일제의 정부기관인 이왕직아악부에서 국악에 입문한 뒤 지금까지 75년간 거문고 연주자, 국악 교육자, 이론가로서 조선시대 궁중음악을 오늘에 물려주는 중추적 역할을 했다.

고령에도 전혀 흐트러짐 없는 꼿꼿한 자세와 쉬지 않고 글을 쓰는 부지런함, 평생 한 길을 걸으면서 쌓은 경륜으로 후학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원로이다. 해방으로 이왕직아악부가 없어지면서 국악 전승이 위기에 처했을 때 소남 이주환과 선생 등이 중심이 돼 1951년 국립국악원을 열어 맥을 이었다.

국립국악원장, 국악고등학교 교장 등을 지냈으며 지금도 국립국악원 원로사범으로서 후학을 지도하는 현역이다. 거문고 교재와 `조선의 아악'(1947년)을 비롯한 수많은 저서를 펴낸 명문장가이기도 하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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